미국 정부와 의회, 자동차업계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본격적인 협상을 앞두고 한국 자동차시장 개방을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 국무부는 공보뉴스인 ‘워싱턴 파일’을 통해 “한국과의 FTA 협상에서 자동차시장 개방이 주요 관건이 될 것”이라며 “자동차시장 개방 없이는 FTA가 체결되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국의 자동차시장은 현지진출을 추진하는 해외 기업들로부터 가장 폐쇄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면서 “미국은 한국시장을 개방시키기 위해 최소한 10년간 한국정부를 압박해 왔다”고 설명했다.
미 의회도 우리나라 자동차시장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나섰다. 이날 워싱턴 소식통에 따르면 미 연방의회조사국(CRS)은 한국과의 FTA 협상 과정에서 자동차 및 농업, 개성공단 생산품의 한국산 인정 등 3개 분야에서 논쟁이 거세질 것이라고 연방의회에 보고했다. CRS는 ▦자동차산업에 대한 관세 이외의 장벽 제거 ▦철저하게 보호된 농업분야 ▦북한 개성공단에서 한국기업이 생산한 제품의 지위 등을 둘러싸고 양국간 논쟁이 가열될 것으로 분석했다.
미 행정부와 의회가 다소 우회적인 표현으로 한국의 시장개방을 압박하고 있는 것과 달리 미 자동차업계는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제시하고 있다. 미 자동차무역정책위원회(ATPC)는 한미 FTA 체결에 앞서 한국 정부로부터 자동차시장 개방조치를 사전에 받아낼 것을 미 무역대표부(USTR)에 요구했다. 또한 수입관세 인하보다 자동차 구입에 따라붙는 각종 조세와 안전기준 등이 미국 자동차의 한국시장 진출에 더 큰 장애물이라고 보고 자동차 세제전반을 개편할 것을 주장했다.
찰스 유더스 ATPC 부회장은 “한국의 자동차시장 사전개방 조치를 받아내기 위해 USTR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면서 “한국은 세제와 안전기준 등 비관세장벽을 없애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