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국립민속박물관 전국의 ‘금순’할머니들 위한 특별잔치 열려

‘굳세어라 금순아’특별전 개막 기념 행사

22일 국립민속박물관 앞마당에서 한국전쟁관련 특별전을 기념하는 특별한 잔치가 열렸다. 박물관이 한국전쟁 발발 60주년을 맞아 이날 개막한 특별전에 맞춰 전국의 '금순이'들을 수소문해 연 위안잔치였다. 고금순ㆍ김금순ㆍ백금순ㆍ송금순ㆍ유금순ㆍ주금순ㆍ차금순ㆍ한금순 등 12명은 모두 전쟁을 겪고 이북에서 월남했으며 이름이 ‘금순’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굳세어라 금순아' 노래 가사처럼 실제 흥남부두에서 온 사람도 4명이나 됐다. 하지만 이들의 나이는 1924년생 고금순 할머니부터 1950년생 백금순 할머니까지 다양했으며, 그만큼 피난 사연도 제각각이었다. 흥남부두에서 거제도 행 배를 탄 주금순(69) 할머니는 “아버지가 집문서ㆍ금붙이를 땅에 묻으며 ‘두 달이면 돌아올 수 있다’고 했다”고 회상했지만 아직 실향민으로 살아가고 있다. 미군이 내민 손을 붙잡고 간신히 배에 올라탔다는 할머니는 "배에 타지 못해 물속에서 울부짖던 다른 피난민들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며 눈물을 보였다. "북에 살 때 (먹을 것이 없어) 돌피를 먹으며 연명했다"는 송금순(71) 할머니의 사연이나 "남으로 피난 와서 결혼했는데 알고 보니 시누이 이름도 금순이였다"는 유금순(73)ㆍ김금순(64) '올케-시누 금순이'의 사연도 있었다. 금순 할머니들은 "1.4 후퇴 때 월남하는 길에서도 부모님의 자식 챙기는 마음은 각별했다"며 부모님을 회상하기도 하고 "북에서 잘 살던 사람은 남쪽에서 적응을 못 하고, 힘들게 살았던 사람이 오히려 생존의식이 발동했는지 남쪽에 와서 열심히 잘 살더라"는 흥미로운 얘기도 들려줬다. 한국전쟁 60주년 '회갑연'을 겸했던 이날 위안잔치에서 '금순 할머니'들은 서로 처음 만났는데도 어느새 '금순이'들로 돌아가 잃어버린 어린 시절의 정겨운 이야기를 되찾았다. '굳세어라 금순아' 특별전은 8월23일까지 열리며, 전역증과 훈장, 카메라, 일기 등 한국전쟁 관련 여러 유물을 전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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