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저축·IRP 해외펀드로 운용땐 세금 이연으로 재투자 여력 늘어
랩어카운트 이용하면 사후관리도
가입기간에 비해 수익률 낮다면 계약이전제 활용 금융기관 변경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대로 내리면서 자산관리에도 큰 변화가 오고 있다. 은퇴 준비에 무관심했거나 막연히 어렵다고 느꼈던 투자자들도 투자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저성장, 임금 피크제, 100세 시대 등의 사회적 변화로 인해 자산관리와 연금자산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맞춰 세제혜택, 중도인출 등 제도적 개선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퇴직연금, 연금저축, 개인형 퇴직연금(IRP) 등의 연금 삼총사는 이제 모든 자산관리의 시작이다. 국내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적립금 규모가 각각 100조원을 넘었지만 아직도 퇴직연금에 대해 잘 모르는 투자자가 많다. 본인의 퇴직연금, 개인연금 수익률이 얼마인지, 어떤 상품에 가입되어 있는 지 조차 모르는 것이 현실이다.
올해부터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을 합쳐 연간 400만원이던 세액공제 혜택이 300만원 더 추가돼 연간 700만원으로 늘어난다. 개인연금에 400만원, 퇴직연금(DC, IRP)에 300만원을 추가 납입하면 연말정산을 통해 13.2% (지방소득세 포함)인 92만4,000원의 세금 환급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연금저축이나 IRP를 해외펀드로 운용하게 되면 해외 투자 때 부과되는 세금을 이연 할 수 있어, 그만큼 재투자 여력이 늘어나는 혜택을 덤으로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연금상품 가입 고객들을 만나 보면 상품 선택에 고민이 많다. 자산관리의 성공 요소는 좋은 상품을 고르는 문제가 아니라, 자산배분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얼마나 잘 구성하고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전세계의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해 투자위험을 줄이는 것이 자산배분의 기본 법칙이다. 앞으로의 투자환경은 하나의 자산에만 투자해서는 수익을 얻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균형있는 시각에서 투자 포트폴리오를 짜고, 투자위험을 관리해 변동성을 줄이면서 꾸준히 수익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요즘과 같은 1%대 저금리 시대에 확정 금리만을 고집하면 안정성은 높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오히려 손해일 수 있다.
노후 자금을 마련할 때 연수익률 1.8%를 가정하면 복리효과를 통해 원금이 두 배 되는 데 40년이란 시간이 필요하지만, 효율적인 자산배분을 통해 5% 연수익률을 달성한다면 그 기간을 14년으로 크게 단축시킬 수 있다. 즉, 저금리 시대에는 꾸준한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연금을 먼저 준비하고 실적배당형 상품을 포함한 국내외 우량자산으로 분산투자를 해야한다.
이런 연금 상품은 금융기관에 따라 종류도 다르고, 서비스의 질도 차이가 크기 때문에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투자자의 재무상황, 투자성향을 고려해 글로벌 자산배분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 운영해 줄 수 있는 금융기관을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증권사들은 투자자 성향별로 고수익, 중위험·중수익, 안정추구형의 모델포트폴리오(MP)를 기반으로 실제 가입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기 때문에 연금상품에 대해 잘 모를 경우, 이를 참고하면 된다. 또 근로자들이 직접 운용하는 확정기여형 퇴직연금(DC)이나 IRP는 퇴직연금 랩어카운트를 이용하면 자산배분, 상품선택, 정기적인 사후관리 등을 받을 수 있다.
연금저축을 이미 가입한 고객들 중 수익률이 저조하거나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은 연금계약이전제도를 통해 금융기관을 변경할 수 있다. 연금저축이전제도란 만약 현재 본인의 연금저축 수익률이 부진할 경우 세제상 불이익 없이 언제든지 금융기관을 옮길 수 있는 편리한 제도이다. 연금저축은 크게 연금저축보험과 연금저축신탁, 연금저축펀드로 나뉜다. 연금저축보험은 공시이율에 따르기 때문에 저금리시대에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는 힘들고 연금저축신탁도 안정성 상품 위주로 수익률이 높지는 않다. 연금저축펀드는 몇 개의 펀드간에 전환이 가능해 시장상황에 따라 변경이 가능하지만 1계좌 1펀드만 투자해야 돼 포트폴리오 투자는 불가능했다. 이에 반해 연금저축계좌는 다양한 상품으로 포트폴리오 투자가 가능하다. 현재 연금저축을 가입하고 있다면, 어떤 금융권역인지 그리고 수익률 수준도 한번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가입기간에 비해서 수익률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이전을 고려해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