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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새 역사를" VS 뮌헨 "영광 재현"

새 역사 창조냐, 82년 만의 영광 재현이냐

‘평창의 새 역사 창조냐, 가르미슈의 영광 재현이냐.’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를 놓고 벌이는 ‘총성 없는 전쟁’이 평창과 뮌헨의 대결로 압축되고 있다. 이미 세 차례나 동계올림픽을 개최했고 알프스로 대표되는 자연 경관 말고는 특별히 내세울 게 없는 프랑스의 안시는 경쟁에서 멀어진 분위기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가 열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방문 일정을 취소했다. ◇동계 스포츠의 진보 VS 보수 대결=평창의 슬로건은 ‘새로운 지평(New Horizons)’, 뮌헨의 슬로건은 ‘우정의 축제(Festival of Friendship)’다. 동계올림픽 개최 경험이 없는 한국은 평창의 유치가 아시아에 동계 스포츠의 지평을 넓힐 수 있다는 새 역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쇼트트랙밖에 없었던 한국은 지난해 밴쿠버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종합 1위에 오르는 등 대회를 5위로 끝낸 성적이 4년 전, 8년 전과 다른 자신감이다. 뮌헨은 식상할 수 있는 우정의 축제를 내세웠지만 더반에 입성해서는 ‘뿌리로 돌아가자(Back to the Roots)’며 유럽 스포츠의 전통을 강조하고 있다.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최다 메달을 수확했을 만큼 동계 스포츠 강국인 독일은 자랑할 만한 전통에 기대 1936년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 동계올림픽 이후 82년 만의 영광 재현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평창이 경기장 주변의 즐길 거리가 마땅치 않다는 게 약점이라면 뮌헨은 53%(평창은 92%)에 불과한 지역 주민 지지도가 부담스럽다. ◇김연아 VS 카타리나 비트=둘 다 ‘전설’이라는 칭호가 어색하지 않다. 김연아(21ㆍ고려대)는 밴쿠버올림픽을 포함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최고수이고 카타리나 비트(46)는 1984, 88년 동계올림픽 2회 연속 우승 등으로 화려한 업적을 쌓았다. 여자 피겨계를 대표하는 둘은 각각 홍보대사로서, 유치위원장으로서 ‘대리전’을 치른다. 시대가 달라 얼음 위에서는 맞대결을 벌일 수 없었지만 장외 대리전으로 ‘특별한 금메달’을 다투는 것이다. 김연아나 비트나 광고 모델을 포함해 각종 방송 활동 등으로 자국 내외에서 인지도가 높은 것도 닮은꼴이다. ◇안시는 깍두기?=평창이나 뮌헨이나 유치위의 머릿 속에 안시는 빠져 있다. 안시의 경우 경기장간 거리가 너무 먼 데다 지역 주민 지지도도 63%가 고작이다. 세 차례 동계올림픽 개최 경험은 약점이 될 수도 있지만 보수적인 IOC 위원들에게는 강점으로 보일 수도 있다. 평창과 뮌헨간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선택에 부담을 느낀 위원들이 엉뚱하게 안시 쪽에 표를 던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2012년 올림픽의 경우 개최 유력 후보였던 프랑스 파리 대신 영국 런던이 선정됐다. 또 2016년 올림픽 역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팔을 걷어붙인 미국 시카고가 1차에서 탈락하는 ‘이변’이 일어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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