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미술시장 '묻지마 투자' 사라지나

경매 낙찰률 지속적 하락세<br>서울옥션 낙찰률 61%… "선별적 구입경향 뚜렷"<br>김환기 '항아리' 9억1,000만원 최고가에 팔려

김환기의 '항아리'가 지난 15일 서울옥션 가을기획경매에서 9억1,000만원에 낙찰 됐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미술품 경매 낙찰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서울옥션에 따르면 지난 15일 평창동 스페이스에서 열린 가을 기획경매 출품작 163점 가운데 판매된 작품은 100점에 그쳐 낙찰률은 61.4%에 머물렀다. 총 거래 성사액은 35억 3,000만원. 이는 직전 경매인 114회 경매(6월29일)의 낙찰률 75%, 총 낙찰액 50억806만원 보다 13.6%P, 14억7,806만원이 각각 하락한 수치다. 서울옥션의 올해 국내 메이저 경매를 살펴보면 낙찰률은 3월 81%에서 6월 75%, 9월 61%로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에 대해 미술시장 전문가들은 2007년 하반기 최고조에 이르렀던 미술시장의 '거품'이 사라지는 현상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즉 '묻지마 투자' 식으로 개인의 취향이나 작품의 질을 따지지 않고 무조건 호가를 부르던 경매 행태에서 탈피해 선택적으로 작품을 구입하는 경향이 분명해졌다는 것. 이학준 서울옥션 대표는 "희귀품이나 대표작을 위주로 경합이 치열했다"면서 "무분별한 경쟁보다 독자적인 안목을 갖고 선별적으로 진지하게 미술품 컬렉팅에 접근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고 말했다. 이번 경매에서 가장 비싼 가격에 낙찰된 작품은 김환기의 '항아리'로 9억1,000만원에 팔렸다. 지난 2007년 9월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낙찰된 73만5,400달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결과다. 이우환의 유화 '선으로부터'는 5억3,5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아갔다. '미술시장 바로미터' 격인 이우환의 작품은 이번에 총 5점이 나와 3점이 낙찰됐다. 최근 몇 년간 뜨거웠던 젊은 작가들의 열기는 다소 잦아든 가운데 고미술에 대한 관심이 돋보였다. 가장 경합이 치열했던 '지함 11점 일괄'은 추정가의 두 배가 넘는 7,200만원에 팔렸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휘호 '민주회복조국통일'은 1,200만원에 낙찰됐다. 이 작품은 지난 2006년 3월 K옥션 경매에서 410만원에 팔렸던 것으로 3년여 만에 3배가 올랐다. 한편 서울옥션은 오는 10월7일 홍콩 그랜드 하얏트에서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대규모 미술품 경매를 진행한다. 총 추정가 145억원대의 국내외 작품 93점이 출품되며 데미안 허스트와 사이 톰블리의 작품이 각각 추정가 30억원의 최고가로 경매에 부쳐진다. 특히 이번 홍콩경매는 미술품에 대한 애착과 자본력을 가진 아시아권 화교들을 적극 공략해 위축된 국내시장의 돌파구를 찾을 계획이다. 특히 대만 화교들이 선호하는 20세기 중국 근대화가 산유(常玉ㆍ1901~1966)는 최근 3~4년간 계속적으로 낙찰가 기록을 경신하는 작가인데, 우리나라로 치면 박수근ㆍ이중섭에 해당한다. 소더비 홍콩 경매도 20세기 중국미술 부문을 지난 4월 경매의 4,000만 홍콩달러(55점)에서 오는 10월에는 8,100만 홍콩달러(60점) 규모로 2배나 외연을 키워 아시아 화교 공략을 강화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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