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채권시장 풍향계] 은행채 발행 지속 증가 전망

한수일 삼성투신운용 채권2팀장

지난 9월 은행채 금리는 급격히 상승했다. 그로 인해 공사채, 회사채 금리까지 상승해 전반적으로 국채와 비국채간의 스프레드는 지난 2003년 이후 최고치까지 확대됐다.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문제가 발생한 이후 미국에서 회사채, CP등의 금리가 폭등하였기 때문에 국내 은행채 및 회사채 금리의 상승을 미국과 동일하게 보는 시각도 일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9월 국내 금리의 상승은 기본적으로 은행채의 대량 발행에 따른 수급불균형의 문제가 더 크다. 일단 확대된 국채와의 금리차, 스프레드는 조기에 축소되기는 힘들겠지만 당분간은 안정세를 보일 전망이다. 9월달 은행채 총발행량은 9조8,000억원, 순발행량은 5조에 이르렀고 CD는 총발행량이 7조8,000억원에 달했다. 은행채 발행의 증가가 갑작스러운 것은 아니다. 이는 지난 2003년부터 이루어졌고 구조적인 문제에 따른 것이다. 은행의 총예금과 총대출잔액은 2003년 말부터 역전됐다. 수신쪽에서는 주식시장 및 부동산시장의 호조로 예금이탈이 본격화되었으며, 대출시장에서는 부동산시장의 폭발적 활황으로 대출잔액이 급속도로 증가했다. 또 주요 은행들의 카드사 합병으로 카드채로 조달되던 금액이 은행채로 전환된 것도 영향을 끼쳤고, 근본적으로는 과점화 및 인수합병(M&A) 등으로 인한 은행간 과잉 외형 경쟁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이로 인해 2001년도 총채권대비 은행채 비중은 10%도 되지 않았으나, 현재는 20%에 육박하고 있으며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통화안정증권의 잔액보다 은행채 잔액이 많은 상황이다. 최근의 금리상승으로 CD금리 급등으로 인한 가계대출 부담 증가, CP 및 회사채 금리 급등에 따른 기업 자금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향후 은행채 시장의 전망은 다음과 같다. 첫째, 무리한 외형경쟁에 따른 후유증이 수익성 둔화로 이어져 자산 증가 속도는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둘째, 은행채 순발행 규모는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나 여전히 발행규모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대출이 여전히 꾸준히 늘고 있고 외화차입 규제가 심해지고 있어 자금조달 다각화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셋째, 은행채 만기구조는 다양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는 3년물 이하가 주종이었으나 대출자산의 장기화, 자본금확충을 위한 후순위채권 발행증가가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 은행채 발행은 자본시장의 본격적 활황과 더불어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미국의 상업은행처럼 자금 조달에서 예금의 비중이 60%대로 하락하는 과정을 겪을 것이며 그 과정에서 은행채는 지금까지와 다른 높은 금리대의 채권섹터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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