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중앙은행은 23일(현지시간) 지난 3ㆍ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0.4% 감소했다고 잠정 집계하면서 이로써 5분기 연속 침체에서 헤어나지 못했다고 밝혔다.
3ㆍ4분기 잠정 성장치는 전문가들이 예상한 0.7% 감소보다는 나은 것이다.
지난 2ㆍ4분기에도 전분기 대비 0.4% 감소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는 1.7% 줄어들었다.
스페인 중앙은행은 민간 전문가들이 예상하듯 내년 성장이 마이너스 1.5%가 되면 재정 감축 목표 달성이 또다시 불가능하다면서 그 경우 추가 조치도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스페인은 올해 재정 적자를 GDP의 6.3%로 낮춘다는 목표다.
그러나 카탈루냐를 비롯한 5개 지방의 신용 등급이 무디스에 의해 지난 22일 ‘투기’ 수준으로 일제히 강등되면서 실현 가능성이 더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내년 감축 목표는 GDP 대비 4.5%로 잡혀 있다.
씨티그룹 런던 소재 이브라힘 라흐바리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상황) 진전이 포괄적이 않다”면서 “현재 스페인 경제의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과 공공 재정, 그리고 경제 근간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존재한다”면서 따라서 스페인이 곧 구제를 신청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지난주에도 “구제 신청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라호이 총리는 지난 21일의 지방선거에서 집권당이 절반의 승리를 거둔 덕택에 조금 더 시간을 번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은 이런 상황에서 23일 단기 차입을 강행해 시장의 호응을 끌어냈다. 3개월 만기 국채는 4.3배가 응찰해 지난달 차입 때의 3.3배를 웃돌았다. 6개월 물도 응찰률이 1.8배에서 2배로 상승했다. 3개월 물 금리는 평균 1.415%로 한 달 전의 1.203%를 웃돈 반면 6개월 물은 2.213%에서 2.023%로 하락했다. 스페인은 이날 차입으로 모두 35억 3천만 유로를 확보했다.
로이터통신은 스페인이 단기 차입에 성공한 데 대해 ‘곧 구제를 신청할 것’이란 시장 기대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