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10월 7일] 못 말리는 개인투자자

얼마 전 만난 증권사 지점장은 기자에게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500억원 정도의 자금을 유치했는데 어디에 투자를 해야 할지 결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가까스로 대규모 고객자금을 끌어왔는데 마땅한 투자대상을 고르지 못해 난감하다는 얘기였다. 그는 "최근 들어 주가가 조정을 보이는 상황이라 선뜻 주식에 투자하라고 권유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단 고객들에게 안전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채권에 투자하라고 권유하고 있다. 지난달 코스피지수가 거침없는 상승세 속에 1,700포인트 고지를 가볍게 돌파했다가 다시 환율하락 등의 여파로 1,600포인트 선마저 내주고 말았다. 주가가 떨어지자 투자자나 증권사 관계자들의 고민도 깊어만 간다. 앞서 말한 증권사 지점장이 대표적인 예다. 발 빠른 투자자들은 시장을 잠시 떠나 쉬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 개인투자자들은 다른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주가하락에도 아랑곳 않고 연일 매수주문을 내느라 여념이 없다. 코스콤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지난달 21일을 기점으로 단 사흘을 제외하고는 매일 주식을 사들이며 외국인이 비운 자리를 채우고 있다. 이 기간 지수가 단 하루를 제외하고 연일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지수반등을 확신하고 있는 모습이다. 더욱이 빚을 내 주식을 사들이는 경우도 많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입하는 신용융자는 연일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고 증권사의 대출한도를 초과한 종목도 속출하고 있다. 현대차ㆍLG디스플레이ㆍ삼성전기ㆍ현대중공업 같은 무거운 주식도 예외는 아니다. 한쪽에서는 지수상승을 부담스러워 하다가 1,700포인트 돌파를 목격하자 바로 펀드 물타기에 나섰다는 아찔한 경험담도 들려온다. 개인투자자들이 바라는 대로 주가가 반등하면 늘 그랬듯이 차익실현에 나설 것이다. 그러나 지수하락폭을 생각하면 주가가 반등하더라도 상당한 차익을 얻을 수 있는 개인투자자들은 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상당수 개인투자자들은 또다시 언제일지 모르는 반등 시점만을 손꼽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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