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CEO와 talk, talk] 칼 뮐러 엠베테코리아 회장

한국 논두렁서 얻은 아이디어로 '마사이 워킹슈즈' 창안<br>"기능성 매트도 제2 건강열풍기대"


“엠베테는 창립 이래 매출목표 같은 것을 한번도 세워본 적이 없습니다. 다만 좀 더 기능적이고 효과적인 신발을 만드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뿐입니다.” 세계적으로 마사이워킹붐을 일으킨 칼 뮐러(46ㆍ사진) 엠베테(MBT)코리아 회장은 “많은 한국인들이 마사이워킹 신발을 신고 다니는 것을 보면 기분이 좋다”며 이렇게 경영방침을 밝혔다. 칼 뮐러 회장은 마사이워킹슈즈를 창시해 현대인의 걷기혁명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으로 엠베테(MBT)코리아를 세워 한국에 처음으로 마사이워킹슈즈를 선보였다. 그는 한국과 깊은 인연을 갖고 있다. 젊었을 때 한국에서 연수를 받으며 한국인 부인을 얻었고 한국말도 아주 유창하다. 마사이 워킹 슈즈의 아이디어도 사실 한국의 농촌에서 얻었다고 한다. 한국의 시골에서 출발한 작은 아이디어 하나로 전세계에 워킹붐을 일으켰다는 얘기다. -마사이워킹슈즈 아이디어를 한국에서 얻었다고 들었습니다만. ▦지난 79년 서울대 국비 장학생 자격으로 한국에 건너와 90년까지 10년 넘게 서울 근교의 한 시골마을에서 살았죠. 대학교 때 축구선수로 뛰다 보니 발목과 아킬레스 건에 문제가 많았어요. 그런데 한국에서 추수 끝나고 물을 뺀 논두렁에서 걷는데 다리와 허리에 통증이 줄어드는 걸 느꼈습니다. 그 때 일상생활 속에서도 이렇게 걸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연구를 시작했죠. 처음에는 사업화하겠다는 생각도 없이 저 혼자만을 위한 신발을 만들었던 겁니다. 키바운더 매트, 서있는 것만으로 자세교정·운동효과
통증 줄이고 허리·무릎관절 기능 향상돼 인기 끌것
-그럼 마사이족과는 어떤 관련이 있는 건가요. ▦처음 연구를 진행하면서 일반적으로 알려진 보행법이 잘못됐다는 걸 알았죠. 그래서 캘거리 등 여러 대학과 연계해서 본격적으로 걸음걸이에 대해 연구했어요. 그러던 중 우연히 케냐와 탄자니아에 있는 마사이족이 제가 추구하는 방법으로 걷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후 사업을 시작하면서 걸음걸이에 대한 상징으로 마사이를 넣어 ‘마사이 베어풋 테크놀로지(Masai Barefoot Technology)’라고 이름을 붙였어요. 지금은 마사이가 세계적으로 거의 일반명사처럼 쓰이고 있습니다만. -다른 나라에서는 MBT에 대한 반응이 어떻습니까. ▦현재 26개국에 MBT가 진출해 있는데, 인구규모를 감안할 때 가장 인기있는 곳은 스위스입니다. 스위스 전체인구가 600만명인데, 판매량은 한국 시장과 엇비슷합니다. 제가 스위스 사람이다 보니 ‘홈 그라운드’라는 이점도 있었겠죠. 다만 유행을 타고 신발의 겉모습만 베낀 유사제품들이 자꾸 늘어가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최근 엠베테코리아는 신발 이외에 기능성 매트를 선보인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키바운더’라는 매트인데요, 엠베테 신발과 기능과 효과는 같습니다. 제가 스위스에 한국어를 차용해서 ‘기분(Kybun)’이라는 업체를 만들었습니다. 키바운더는 거기서 개발하고 엠베테를 통해 판매하는 제품입니다. 걷지 않고 실내에서 매트 위에 서있는 것만으로 자세교정이나 운동효과를 볼 수 있어 반응이 아주 좋습니다. -신발과 달리 매트는 소비자들이 용도나 사용범위에 대해 좀 의아해 할 것 같습니다만. ▦제가 처음 신발을 처음 들고 나왔을 때 주위에서 ‘이렇게 무겁고 두꺼운 30만원짜리 신발을 누가 사겠냐’고 했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세계적인 성공스토리가 되고 이 신발이 당연한 듯 보이잖습니까. 그와 똑같아요. 지금은 이런 매트를 누가 사겠냐고 하지만 제 생각에는 틀림없이 엠베테보다나 더 성공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신발은 출퇴근 시간 이외에 현대인들이 이용할 시간이 많지 않아요. 하지만 키바운더는 학교나 사무실에서 의자 대신 매트를 이용해 서서 일하고 공부하면 시간을 따로 내지 않아도 4시간에서 8시간 동안 운동하는 효과를 올릴 수 있습니다. -오래 서있으면 허리나 다리가 아프지 않을까요. ▦오히려 정반대입니다. 통증을 줄이고 허리나 무릎관절 기능은 향상되죠. 실제 스위스에서는 학교에서 키바운더를 많이 사용해요. 선생님들 말로는 학생들이 앉아있을 때보다 집중력이 높아져 학습에도 오히려 효과적이라고 하더군요. 최근에는 스위스 세인트갈렌(St. Gallen)지방은행이나 칸타나은행(Kantana Bank) 같은 금융회사들도 의자대신 키바운더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준비하고 있는 기능성 제품이나 미래 계획이 있습니까. ▦정말로 소비자들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분야를 하고싶습니다. 100년 전의 인간은 하루평균 15㎞를 걸었는데 현대인은 불과 700m 밖에 안 걷는다고 합니다. 키바운더 처럼 생활 습관을 바꾸지 않아도 편하게 운동할 수 있는 제품들을 개발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키바운더가 붙어있는 트레드밀, 천연소재로 된 기능성 신발 등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 엠베테코리아는…
美·伊등27개국 진출 기능성 신발 전문기업 엠베테는 칼 뮐러 회장이 스위스에서 설립한 기능성 신발 전문 기업이다. 지난 1990년 설립된 이후 현재 미국을 비롯해 이탈리아, 독일, 한국, 홍콩 등 세계 27개국에 진출해 있다. 지난 2004년 미국계 기업과 합병했으며 2006년 칼 뮐러 회장은 엠베테코리아를 제외한 회사의 지분을 매각했다. 엠베테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300억원이었으며 올해는 4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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