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주 문화’의 원조로 통하는 검찰내 한 직원이 음주문화 개선책을 제시,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김광수(51) 대검찰청 감찰서기관. 김 서기관은 최근 발간된 검찰내 소식지인 ‘검찰동우’ 21호에 기고한 ‘폭탄주와 검찰문화’라는 글에서 폭탄주를 비롯한 잘못된 음주문화를 지적하며 선비적 음주문화 5단계 주법을 소개했다. ▦술잔을 높이 드는 거배(擧杯) ▦술잔을 잠시 들고 인생사를 술잔에 담는 정배(停杯) ▦말에 재갈을 물리듯 향기를 맛보는 함배(銜杯) ▦천천히 마시는 경배(傾杯) ▦마른 술잔을 보여주는 건배(乾杯) 등이 그것. 김 서기관은 이 가운데 ‘정배’를 가장 중요한 단계로 꼽으며 “인생의 회한과 아픔, 기쁨과 슬픔 등 모든 것을 술잔에 담아 마심으로써 한 잎의 낙엽과 같은 인생사를 술과 함께 다 털어버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어라, 마셔라 하면서 마구 퍼대는 것은 좀 심하게 말해 ‘잡것들’이나 할 짓으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흥분하거나 파출소를 때려 부수는 것은 ‘정배’단계도 없이 아무렇게나 술을 마셨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김 서기관은 지난 99년 대검 고위간부의 조폐공사 노조 파업유도 발언이나 2000년 외교통상부 장관의 여성비하 및 성희롱 발언을 그릇된 음주문화에서 빚어진 대표적 사고로 꼽았다. 그는 “정말 중요한 것은 어떤 때에, 어떤 자세와 마음가짐으로 술을 대하느냐가 중요하다. 회식을 해도 술이 술을 먹지 않고, 기품있는 선비가 술을 마시는 품격있는 회식문화가 자리를 잡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