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갑을전쟁 시대…대형로펌 변호사가 전하는 힐링법

조우성 변호사 에세이 ‘내 얘기를 들어줄 단 한 사람이 있다면’ 화제


최근 우리사회에는 갑(甲), 을(乙)논란이 한창이다. 힘을 가진 갑이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을의 의견을 무시하고 부당한 대우를 강요하는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이러한 갑과 을의 관계가 가장 크게 충돌하는 공간이 있다. 바로 법정이다. 법정에서 일어나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갈등과 화해, 그 이면에 숨겨진 속내에 대한 이야기가 최근 힐링 에세이로 탄생했다.


에세이 ‘내 얘기를 들어줄 단 한 사람이 있다면’(리더스북)의 저자인 조우성 변호사는 법정 안에서 펼쳐지는 여러 인간군상의 모습을 통해 독자들에게 따뜻한 이야기를 전한다. 조우성 변호사를 만나 그가 말하는 우리사회 을(乙)들을 위한 힐링 메시지를 들어 보았다.

‘내 얘기를 들어줄 단 한 사람이 있다면’이 최근 베스트셀러로 떠올랐다. 어떤 내용을 담았나?

-책이 전하고자 하는 바는 이성과 논리가 지배하는 차가운 법정에서 인간의 내밀한 가슴 깊은 곳을 관통해 바라보게 하는 ‘경청’과 ‘공감’의 메시지다. 분노와 용서, 상처와 치유, 꼼수와 정직이 공존하며 법정에서 펼쳐지는 한 편의 휴먼다큐멘터리 같은 이웃들의 이야기를 그려내고자 했다. 그리고 사연 하나 하나를 통해 따뜻한 휴머니즘과 삶의 지혜를 담고 싶었다.

책을 출판하게 된 계기는?

-법정에는 승소를 해도 치유를 못 받는 사람이 있고, 패소를 해도 행복해하는 사람이 있다. 소송의 당사자는 모두 상처받은 사람들이다. 그 상처가 곪아서 독한 마음을 먹고 법정까지 오게 된다. 이런 사람들에게 꼬여버린 상황을 비난하듯 평가하는 대신‘얼마나 마음고생이 많으십니까?’라고 완곡히 말을 건네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려 노력하다보면, 의뢰인과 변호사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하나 둘 못 다한 이야기들이 풀어진다.


지난 18년간 변호사로 일하면서 깨달은 것이 바로 이런 경청과 공감의 힘이다. 경청과 공감을 통한다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얽힌 실타래가 하나 하나 풀려갈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보다 많은 사람들과 이 같은 경청의 힘을 공유하고 싶었고, 그 메시지를 담아 책을 출간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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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얘기를 들어줄 단 한 사람이 있다면’에는 어떤 사례들이 담겨있나?

-책에는 오늘의 법정에서 펼쳐지는 대한민국 ‘을(乙)’의 군상이 가감 없이 담겨있다. 억울하게 사기 사건에 연루되었지만 아들에게 자신이 한글을 모른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아 변호를 포기하려던 아버지 이야기부터 헤어진 여자 친구에게 사주었던 고가의 명품들을 돌려받고 싶은 남자, 은행에 5년째 집요하게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사람, 탈선한 아들에게 교훈을 주기 위해 아들을 고소한 아버지 등 제목만 들으면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말이 떠오르는 사건들이 가득하다. 하지만 실제 사연을 들여다보고 당사자들의 상처에 공감하게 되면 이 이야기들은 뜨겁고 절절하며 애틋한 인생이 담긴 한 편의 휴먼 드라마로 다시 보인다.

대형로펌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안다. 현재 우리사회의 갑-을 갈등을 어떻게 보는가?

-지금 몸담고 있는 법무법인 태평양은 대형 로펌이다보니 아무래도 대기업들로부터 사건을 위임 받아 처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그 경험들 속에서 정작 법적인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오히려 서민과 중소기업이라는 사실을 점차 강하게 인지하게 되었고 이런 생각이 마음에 쌓여 언제부턴가 막연한 채무의식이 되었다. 이 같은 생각에서‘을(乙)을 위한 행진곡’이라는 주제로 중소기업인들을 위한 무료 법률강습을 진행하고 있으며, SNS를 통한 무료 법률상담 활동도 펼치고 있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인생의 제 3막을 준비중이다. 변호사가 본업이지만 한편으로는 평생 지속적으로 콘텐츠 크리에이팅을 하는 것이 목표다. 법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 정말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법을 대중화해 나가는 작업을 해나가고 싶다. 이러한 취지에서 앞으로는 중소규모 기업 대상 업무를 중점적으로 하게 될 것 같다.

컨설팅기관 ‘기업분쟁연구소’(가칭)를 설립하고 소장으로서의 업무를 겸할 예정이다. 또한 소송과 자문업무 외에, 리스크 진단, 강의와 강연, 협상 컨설팅, 집필 등을 폭넓게 진행할 계획이며 다양한 외부전문가들과 연계한 프로젝트도 준비중이다. 변호사 생활을 하며 쌓은 지식들을 다양한 형식의 디지털 콘텐츠로 제작해 전 국민과 공유하는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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