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귀뚜라미 '펠릿보일러 시장 진출' 논란

■ 뿔난 중소제조사
"100억 시장 진입, 상생에 역행"… 低價공세 땐 생태계 교란 우려"

■발끈하는 귀뚜라미
"기술지원 등 동반성장에 최선… 유망한 시장서 사업철수 못해"

■곤혹스런 동반위
"산업 발전 위해 귀뚜라미 필요… 구체적인 합의안 곧 마련할 것"



국내 대표 보일러회사인 귀뚜라미의 펠릿보일러 시장 진출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중소 펠릿보일러 제조사들은 100억원에 불과한 작은 시장에 대형 업체들이 들어오는 것은 동반성장에 역행하는 행태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반면 귀뚜라미는 목재를 활용한 친환경 보일러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감안하면 시장 철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관련기사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넥스트에너지코리아와 규원테크 등 중소 펠릿보일러 제조사들은 펠릿보일러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는 귀뚜라미의 시장 철수를 동반성장위원회에 공식 건의한 상태다. 최근에는 동반성장위원회와 산림청에서 릴레이 피켓 시위를 벌이며 목소리를 더욱 높이고 있다. 펠릿 보일러는 폐목재나 제재소에서 나오는 톱밥 등 부산물을 가공해 만든 '목재 펠릿'을 원료로 한다.

중소 펠릿보일러 제조사들은 귀뚜라미 보일러가 시장에 진입하면서 시장 생태계를 교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대로 된 애프터서비스(AS) 능력도 안 갖춘 상태에서 귀뚜라미라는 브랜드를 이용해 사업 확장에만 주력하다 보니 소비자들의 불만이 갈수록 높아져 펠릿보일러 자체에 등을 돌리는 고객이 늘고 있다는 것. 아울러 중소업체들은 귀뚜라미가 현재처럼 원가에 가까운 가격과 브랜드 파워로 밀어붙이면 결국 시장을 독식하는 결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 중소 펠릿보일러 업체의 관계자는 "펠릿보일러 시장이 그렇게 성장 가능성이 유망하다면 경동나비엔은 왜 사업을 접었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귀뚜라미측은 한국산업로공업협동조합·동반성장위원회와 함께 신규 대리점 확대 자제와 중소업체와의 공동마케팅·기술지원 등을 통해 동반성장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현재 1위 업체도 아닌데 시장에서 발을 빼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고 반박하고 있다. 귀뚜라미의 한 관계자는 "펠릿보일러 시장은 연탄과 기름, 가스을 연료로 사용하는 기존 보일러와는 달리 신재생에너지 시장이고 앞으로 꾸준한 성장이 예상된다"며 "우리가 1위 업체도 아닌데 시장에서 나가라는 것은 너무 과도한 요구"라고 말했다.

곤혹스럽긴 동반위도 마찬가지다. 특히 중소업계의 요구대로 귀뚜라미가 사업을 하더라도 산림청 지원사업 가운데 10% 한도 내 참여하라거나 시장에서 완전히 발을 빼는 것에 대한 결정은 월권 행위이라는 게 내부 공익위원들의 판단이다. 동반위 관계자는 "펠릿보일러 관련 정부지원 사업을 주관하는 산림청 역시 업계의 성장을 위해 대기업에 해당하는 귀뚜라미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며 "중재안을 바탕으로 실무위 개최를 위한 동의를 귀뚜라미와 관련 조합으로부터 모두 받은 만큼 구체적인 합의안을 조속히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진용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