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왕따 증시' 글로벌 상승세 올라탄다

외국인·기관 쌍끌이 매수세<br>저평가로 30% 이상 상승 가능<br>낙폭 컸던 IT·자동차 유망주 꼽혀


글로벌 증시의 상승 흐름에서 소외돼온 국내 증시가 13일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에 힘입어 비교적 큰 폭으로 반등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며 시동 채비를 차리고 있다며 그동안 큰 조정을 받은 정보기술(IT)주와 자동차주들 위주로 외국인들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56%(30.28포인트) 오른 1,976.07을 기록하며 한달여만에 1,970선 위로 올라섰다. 외국인은 이날 1,125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최근 나흘 연속 총 3,700억원 가량의 물량을 사들이며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달 들어서도 외국인은 총 3,125억원어치의 순매수를 보이며 지난달(-1조8,881억원)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전날 1,521억원어치를 순매도 했던 기관도 이날 2,432억원어치의 물량을 매집하며 지수상승을 부추겼다.


코스피지수가 반등 기미를 보이는 것은 최근 글로벌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는데 반해 원화강세와 뱅가드펀드의 지수변경 이슈로 저평가 매력이 부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날 미국 다우지수는 1만4,018.70을 기록해 지난해말(1만3,104.14)보다 16.8% 가량 뛰어올랐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8일 2,432.40에 장을 마치면서 지난해(2,269.13)보다 7.20%, 일본 니케이225지수도 이날 1만1,251.41에 거래를 마치며 연초대비 7% 넘는 오름폭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국내 증시는 지난해 말(1,997.05)보다 밀린 1,970선을 보이면서 연초 이후 1% 이상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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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증시가 각국의 경기부양정책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감에 오르는 사이 국내 증시만 소외되면서 글로벌지수 대비 국내 증시의 할인율은 그동안 계속 커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2일 기준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전세계지수(AC World) 대비 국내 증시의 12개월 주가수익비율(PER) 할인율은 세계금융위기가 일어났던 지난 2008년 평균(18.49%)의 두 배에 가까운 33.98%에 달했다. 주가순자산비율(PBR)도 지난 2008년(20.16%)의 할인율보다 크게 높은 34.32%를 기록했다. 국내 증시가 세계 증시에 비해 적어도 30% 이상 오를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펀더멘털에 비해 저평가 돼있어 앞으로 시간을 두고 외국인의 자금이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특히 벵가드펀드의 지수변경에 따른 자금유출이 어느 정도 진행됐기 때문에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가 벵가드펀드의 벤치마크변경과 엔화약세에 과도한 반응을 보이며 글로벌 증시에 비해 많이 오르지 못했다”며 “벵가드펀드의 물량매도는 점차 줄어들 예정이지만 전세계 이머징마켓펀드들로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기 때문에 외국인과 기관이 다시 수급의 방향을 돌린다면 지수가 글로벌 증시와 동조화를 보이며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일본 등 글로벌 증시의 PBR이 1.5배 수준으로 뛰는 동안 국내 증시가 PBR 1배 수준으로 내려왔기 때문에 다시 외국인의 자금이 들어와 반등을 노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주가 반등은 그동안 과도한 조정을 받았던 IT와 자동차 등 대형주들 위주로 진행될 것으로예상됐다. 김성노 KB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기민감업종들의 주가하락은 원화강세 등 불확실 요인을 감안해도 과도한 수준”이라며 “MSCI 코리아 지수 기준 자동자와 IT업종의 PER이 2010년 이후 글로벌 시장 평균보다 크게 내려가있어 점진적으로 이들 업종에 대한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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