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어머니 고향 오니 설렘이 앞서요"

재외동포 과학도 고국방문 참가 獨 데닝어씨


"어머니의 고향을 혼자 방문한 건 처음이어서 가슴이 무척 설렙니다. 한국 대학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독일 친구들과 함께 신촌에서 맥주 한잔 마시고 싶어요." 20일 젊은 재외동포 과학도들의 고국방문 행사 '영 제네레이션 포럼(YGF)'에 참석한 독일 하이델베르크대 재학생 토비아스 데닝어(27ㆍ한국명 한별)씨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데닝어씨는 지난 60년대 간호사로 서독에 파견된 한국인 어머니와 현지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한인 2세다. 데닝어씨의 어머니는 현재 간호사를 은퇴하고 공무원 출신인 아버지와 함께 작은 호텔 두개를 운영하고 있다. 가난한 조국 때문에 타국행을 택한 어머니 세대와 달리 데닝어씨는 과학자의 꿈을 위해 세계 무대로 발걸음을 내디딘다. 그는 YGF가 끝나는 대로 일본에 건너가 27일부터 이화학연구소(RIKEN)의 연구인턴으로 일하기로 했다. 하이델베르크대학에서 뇌과학을 연구하다 뇌와 컴퓨터간의 상호관계 연구에 관심을 갖게 돼 뇌과학(Neuro Science) 분야가 뛰어난 일본행을 택했다. 상황이 허락한다면 학부의 마지막 1년 연구 프로젝트를 RIKEN에서 해낼 생각이다. "일본에 대해서는 한국보다도 알지 못합니다. 연구환경이 맘에 들어 결정한 거죠." 그는 "독일의 막스프랑크연구소나 일본의 RIKEN이나 해외 주요 연구기관은 이제 다들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해 국제적 장벽이 낮다"며 "연구 주제가 맘에 들고 열성만 있다면 사실 세계 어디든지 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데닝어씨는 예전에도 유럽 명문 연구소인 스위스 로잔공대(EPFL)에서 연구인턴을 거친 '국제통'. 복잡한 수식 계산이 필요한 뇌과학 영역에서 물리학 전공 지식 덕에 공부도 수월했다. 사람의 뇌 작용을 컴퓨터와 연결하는 'BCI(Brain Computer Interface)' 관련 소프트웨어도 직접 고안했다. 집안 호텔에 묵는 한국 방송국 제작팀 등을 접하며 고국의 존재를 느끼기도 했지만 데닝어씨에게 가장 큰 스승은 역시 책과 영화. 한국의 역사와 정치 등에 대한 책을 골라 읽고 김기덕 감독의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 등 국내 예술 영화에도 취미를 붙여 어머니의 나라가 낯설지 않다. "저처럼 독일인과 한국인 사이에서 난 혼혈 친구들을 보면 대다수 어머니가 (한국 출신) 간호사입니다. 예전 많은 수의 한국인 간호사분들이 독일로 파견 근무를 올 수밖에 없었던 고국의 역사가 제 존재와 밀접하게 엮여 있는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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