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5월 8일] 오바마의 글로벌 세금 공습

월스트리트저널 5월 7일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과세유예제도로 미국 기업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미국에서 재투자하는 게 더 부담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제도가 미국 내 투자를 줄여 일자리를 해외로 빼돌리는 부작용을 초래한다고도 말했다. 그의 주장은 맞다. 그는 미국 기업의 해외수익에 대한 과세유예와 세액공제를 제한하고 세액공제 혜택을 엄격히 적용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 방법은 반성장주의인 보호주의 정책으로서 일자리를 감소시키며 대통령의 의도처럼 세수를 증대시킬 것 같지도 않다. 지금의 과세유예제도는 다른 대부분의 나라들이 자국 기업의 해외수익에 대해 세금을 물리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문제가 있다. 아일랜드에서 활동하는 독일 기업이 낸 수익에는 아일랜드 법인세(12.5%)가 적용되지만 독일 정부에는 세금을 내지 않는다. 반면 아일랜드에서 독일 기업과 경쟁하는 미국 기업은 아일랜드뿐 아니라 미국 정부(35%)에도 법인세를 낸다. 오래 전 미 의회는 이에 따른 경쟁력 약화를 보전해주고자 과세유예제도를 도입했다. 해외에서 활동하는 기업은 수익을 해외에 그대로 두면 아무 대가도 치르지 않는다. 반면 그 수익을 자국으로 들여오거나 배당금 등으로 나눠주면 세금을 부담하게 되는 모순이 발생한다. 과세유예제도의 모순을 해결하는 가장 간단하고 확실한 방법은 지역조세제도를 채택하는 것이다. 기업은 수익을 얻은 지역에 세금을 내고 그 수익을 어느 지역에 재투자하든 세금을 물지 않는 것이다. 또 미국의 법인세율을 기업 경쟁력을 보장하는 수준으로 낮추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과 측근들의 진정한 목표는 세제개혁이나 미국의 경쟁력 강화가 아니라 세수증대다. 수조달러의 지출을 감행하기 위해 백악관과 재무부는 새로운 세수의 원천을 절실하게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또 해외수익에 대한 과세를 피해보려는 기업들을 처벌해 국민의 인기를 얻으려는 정치적 의도도 있다. 그러나 이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정치적 공격 대상에서 자유로운 중소기업들은 본사를 미국에 두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또 미국을 벗어날 수 없는 대기업은 머지않아 의회에 구제금융을 또 요청할 것이고 이는 정부지출과 세금인상이 반복되는 악순환을 유도하게 된다. 만약 단기적 시각에서 비롯된 그의 계획이 법률이 된다면 미국인들은 곧 그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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