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10조~20조원대 세계시장 선점" 발판 마련

[녹석성장의 화두, 원자력 발전] <1> 원자력 기술 수출의 첨병…연구용 원자로 '하나로'<br>국내첫 다목적 연구용 원자로 올 3월 요르단에 수출 물꼬<br>베트남·泰 등서도 수주 경쟁<br>네덜란드 '팔라스'입찰 재도전 성사땐 수출 1兆 달성에 성큼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운용하고 있는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

저탄소 녹색성장이 글로벌 화두로 자리매김하며 전 세계적으로 원자력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아랍에미리트(UAE)와 요르단 원전 수출을 계기로 원자력을 바라보는 정부나 국민의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에 서울경제신문은 총 5회에 걸쳐 미래 국가 경제성장의 첨병으로 떠오른 원자력의 진정한 가치와 중요성, 우리가 가진 경쟁력을 알아보고 이를 지속가능한 국가발전 동력으로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최근 지구촌에 불어 닥친 고유가 기조와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원자력 발전이 재차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같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친환경에너지는 원자력 밖에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 미국이 30년만에 처음으로 원전 건설에 나선 것을 비롯해 세계 각국이 현재의 에너지 위기를 극복할 열쇠로 원자력에너지를 선택하면서 신규 원전 건설 프로젝트가 잇따르고 있는 상태다. 특히 대형원전에 더해 우리나라가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중소형과 연구용 원자로의 증설 열기가 가속화되며 관련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 독자기술 확보한 연구용 원자로 수출 물꼬=올해 3월 수출계약을 체결, 오는 8월1일 사업에 공식 착수하는 요르단의 연구 및 교육용 원자로(JRTR) 프로젝트는 원자력 르네상스 시대를 주도하기 위한 우리나라의 역할과 지향점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이번 사업은 우리나라 원자력 연구개발 50년 역사상 첫 원자력 시스템 일괄수출로서 플랜트의 설계에서 제작, 건설, 운영까지 모두 국내 독자기술로 이뤄진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또 국내 연구용 원자로 기술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음으로써 향후 전 세계 연구로 시장의 주요 공급국으로 부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요르단 연구용 원자로의 수출에는 국내 최초의 다목적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를 성공적으로 개발․운용한 경험이 원천이 됐다. 하나로는 열출력 핵연료와 같은 원전에 사용되는 각종 재료의 건전성 입증을 위한 조사시험 등을 수행하는 30㎿급 다목적 연구용 원자로다. 의료용․산업용 방사성 동위원소(RI) 개발과 생산, 중성자 도핑을 통한 대전력 실리콘반도체 생산, 중성자 빔을 이용한 물질 구조 및 신소재 연구 등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하나로의 설계·건조·운영 경험을 토대로 지난 2003년부터 수출용 연구용 원자로 개발을 추진해온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이미 수출 맞춤형 모델의 개발과 핵심기술 검증을 완료한 상태다. 이번 요르단 수출을 계기로 연구로의 신규 건설, 성능 개선 사업 등에서 해외시장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10~20조원대 거대시장 형성=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연구용 원자로는 현재 전세계 50여개국에서 240여기가 운용 중이다. 그런데 이중 80%가 20년, 65%는 30년 이상 된 노후 원자로여서 향후 15년간 약 50여기의 대체 수요 발생이 예상된다. 1기당 2,000억~3,000억원의 가치가 있음을 감안하면 10조~20조원대의 거대시장 형성이 기대되는 셈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 하재주 연구로개발본부장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연구용 원자로 수주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며 "베트남, 태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의 국가를 중심으로 대체 수요가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견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들 3개국에 더해 터키, 아제르바이잔, 몽골, 나이지리아, 카타르, UAE 등이 직간접적으로 신규 연구용 원자로 건설에 많은 관심을 표명한 상태다. 이에 연구원은 이들 국가를 중심으로 인력 양성 지원 등의 당근을 내세운 공격적 마케팅 활동을 전개, 세계 연구용 원자로 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한다는 방침이다. 하 본부장은 "현재 신규 원전 도입 희망국가들은 대형 상용 원전보다는 연구용 원자로를 통해 원자력 인력양성과 인프라 구축을 해결하겠다는 복안"이라며 "원자력연구원은 이들에게 체계적 훈련과 교육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덜란드 팔라스 프로젝트 재입찰=특히 원자력연구원은 올해 초 입찰이 중단된 네덜란드의 연구용 원자로 '팔라스(PALLAS)' 의 입찰에도 재도전할 계획이다. 팔라스는 최대 열출력이 80㎿급으로 연구용 원자로 중 세계 최대 규모다. 건설비용만 약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당초 네덜란드 정부는 오는 2016년 운영허가가 만료되는 연구용 원자로를 대체할 팔라스 프로젝트에 아르헨티나 인밥(INVAP)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협상을 진행해 왔지만 최종낙찰자 발표를 4개월 앞둔 지난 1월 돌연 입찰 중단 사실을 통보한 바 있다. 하 본부장은 "네덜란드의 정치적 문제 때문에 확정된 사항은 없지만 늦어도 내년 초에는 팔라스 재입찰이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지난번 입찰에서도 설계 및 제작능력에서 아르헨티나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고 요르단 수출로 국제 경쟁력도 배가된 만큼 가격과 기술 보완을 거쳐 재입찰하면 우리에게 승산이 높다"고 밝혔다. 이에 성공한다면 우리나라는 연구용 원자로 수출 1조원 달성이라는 금자탑에 가까이 다가설 수 있게 된다. 한편 교육과학기술부와 원자력연구원은 오는 2015년까지 약 2,500억원의 예산을 투입, 13만㎡의 면적에 연구용 원자로, 방사성동위원소(RI) 생산시설 등을 건립하는 수출용 신형 연구로 건설에 착수한 상태다. 수출용 신형 연구로는 우라늄 핵분열을 통한 의료·산업용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 중성자 도핑 등 다양한 연구기능을 수행하는 원자로를 일컫는다. 하재주 본부장은 "수출용 신형 연구로는 향후 60년 동안 동위원소 생산, 전력용 반도체 생산 등에 활용될 계획"이라며 "연구로가 완공되면 우리나라의 연구용 원자로 수출도 큰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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