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中 '위안화 점진 절상'] 美 반응 엇갈려

정부 "글로벌 경제성장 기여할 것" 환영<br>월가 정치권 "환율조작국 회피 위한 시간벌기용"

중국이 관리변동환율제로 복귀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미국은 즉시 환영을 표시하면서도 의심을 감추지 않는 모습이다. 미국 정부는 중국의 관리변동환율제 복귀 발표가 나오자마자 즉각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 명의로 환영 논평을 냈다. 그러나 뉴욕 월가와 워싱턴 정치권은 이번 발표가 중국이 환율 조작국 지정을 회피하기 위한 시간 벌기용이며 '립서비스'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또 유럽 재정위기로 유로화에 비해 달러가 초강세를 보이자 마지못해 달러 페그제를 포기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이트너 장관은 1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미국은 중국이 환율 유연성을 확대하기로 결정한 것을 환영한다"며 "이런 조치를 단호하게 이행하는 게 탄탄하고 균형을 이룬 글로벌 경제성장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이날 성명을 통해 "위안화에 보다 많은 탄력성을 부여하게 되면 중국 가계의 수입을 증대하고 중국 소비재산업에 대한 투자를 자극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의 환율 변동성 확대 발표에 대한 미국의 환영 논평은 오는 27일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국의 '체면'을 살려준 데 대한 외교적 답사로 풀이된다. 중국은 G20 무대에서 다른 나라들로부터 환율 절상 압력이 쏟아지는 것을 무마하기 위한 선제공세를 펼친 것으로 분석된다. 미 재무부는 지난 4월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를 담을 반기 환율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하는 것을 연기하면서 중국이 자발적으로 환율제도를 수정하기를 기다려왔다. 미국 정치권은 중국의 발표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미국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의원은 성명을 통해 "중국의 이번 결정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겠다는지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며 "이런 모호한 발표는 대외압력에 대응하는 중국의 전형적인 방법으로 중국은 앞으로 구체적인 액션플랜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슈머 의원은 그동안 대중국 환율보복법안 마련을 주도한 강경파로 통한다. 미국 정치권은 9일 여야를 불문하고 앞으로 2주일 안에 중국이 환율 불균형을 해소하지 않으면 독자적인 대중국 환율보복법안을 제정하겠다고 경고했다 월가의 반응도 정치권과 비슷하다. 마크 챈들러 브라운브러더스해리먼 환율전략담당은 "말뿐이라면 미 의회와 재무부를 충분히 만족시킬 수 없다"면서 "중국의 발표가 실제 의도와 일치하는지 확신할 수 없다"며 의구심을 표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유로 대비 달러 강세로 중국이 달러 페그제를 포기하고 위안화 약세를 유도하기 위한 포석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로 유로 대비 위안화와 유로 대비 달러화는 최근 15% 절상되면서 달러 페그제로 달러 대비 위안화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지만 다른 통화와 비교하면 위안화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에스워 프라사드 코넬대 교수는 "이번 조치가 달러화 연동을 끊는 대신 복수통화 바스켓과 연동하면서 이 바스켓에서 유로화 비중을 높임으로써 위안화를 달러 대비 약세로 이끌기 위한 포석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최근 유럽의 채무위기로 유로화 대비 위안화 환율이 크게 절상됐기 때문에 이제 강한 위안화를 당연시할 수 없다"며 "앞으로 유로화가 계속 절하된다면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는 역설적인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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