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한판 큰 도박

제6보(101~125)


[韓·中·日 바둑영웅전] 한판 큰 도박 제6보(101~125) 여전히 백의 위기상황이다. 상변 오른쪽의 백이 미생인데 사는 수단이 마땅치가 않다. 패로 살자니 팻감이 부족하고 그냥 살자니 너무도 굴욕적이다. 다시 고심, 또 고심하는 이창호. 오래 생각하고 16으로 꽉 이었다. 상식적인 방식은 19의 자리에 일단 패로 받는 것인데 미련스럽게 꽉 이은 데는 이유가 따로 있었다. 19로 기어들어 오는 것이 백으로서는 뼈아프지만 흑의 형태에도 약간의 단점이 있다는 점을 이창호는 노리고 있는 것이다. 흑19에 그냥 받지 않고 20, 22로 패를 만들고 팻감으로 24를 둔다는 것이 이창호의 수읽기였다. 검토실은 흥분하기 시작했다. 이창호가 드디어 뭔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자기 백대마의 목숨을 걸어놓고 벌이는 한판 큰 도박이다. 흑으로서도 겁나는 큰 패. 백20, 22라는 특단의 수법을 예견한 검토진은 한 사람도 없었다. “이창호도 사력을 다하고 있어요. 국수전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결의가 엿보입니다.” 김인9단이 고개를 끄덕이면 하는 말이었다. 실전보 백16으로 참고도의 1에 막는 것이 제일감이지만 팻감 사정 때문에 백3으로 굴복해야하고 흑4의 치중에는 5로 또 굴복해야 한다. 이 진행이면 백이 완생이긴 하지만 너무도 쭈그러진 형상이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입력시간 : 2004-11-15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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