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印尼 진출, 日과 합작 모색을

올해 들어 인도네시아를 찾는 한국 기업인들이 늘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190여명의 한국 경제 사절단의 방문을 계기로 증가추세가 크게 신장되고 있다. 그들 관심의 주종은 자원개발과 인프라 건설 분야지만 봉제ㆍ완구 등 중소기업형 노동집약적 산업분야에서의 진출 또한 괄목할 만하다. 지난 1년 사이 180여개의 봉제업 진출업 공장이 220~230개로 늘어났으며 기존 업체의 증축까지 합하면 40~50%의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다. 아베 일본총리가 8월19일 240여명의 대규모 경제인단과 함께 인도네시아를 방문했다. 이번 방문에서 2003년부터 협상을 진행해오던 경제적 동반자관계협정(EPAㆍEconomic Partnership Agreement)을 4년 만에 타결, 아베 총리의 설명대로 ‘양국 간 훨씬 폭 넓은 발전의 토대’를 마련했다. 아베 총리 방문을 계기로 타결된 사업의 하나는 인도네시아 ‘찌레본’ 지역에 있는 석탄화력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한국기업들이 인도네시아의 대규모 인프라 건설이나 자원 개발 진출을 원할시 활용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이라는 점에서 본인이 관심을 가지고 계속 주시해왔던 사업이다. 5억4,000만달러라는 대규모 사업비가 들어가는 이 발전소(600MW)는 한국의 중부발전과 삼탄ㆍ일본의 마루베니, 그리고 인도네시아 기업의 합작 사업이다. 본인이 이 프로젝트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한ㆍ일 기업의 공동 참여 사업이며 우리 수출입은행이 일본수출입은행(JBIC)과 공동으로 인도네시아 프로젝트 사업 금융에 첫발을 내딛게 됐다는 점 때문이다. 우리 기업들은 그동안 인도네시아 발전소 건설 등 기간 산업에 참여하고 싶어도 한국 금융기관으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해 입찰에 참여하지 못하거나 아니면 다른 나라의 금융 지원을 겨우 얻어내도 높은 금융비용으로 입찰을 포기하곤 했다. 현재 인도네시아의 전력 공급은 7월 아시안컵 대회 당시 한국과 사우디 축구경기가 정전으로 인해 25분간 중단된 것처럼 결코 양호하지 못한 상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오는 2009년까지 1만MW 전력이 추가 공급되지 않을 경우 국가적인 ‘전력대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1만MW 발전소 건설을 최우선 국책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의 일환으로 현재 8개의 정부주도 발전소 건설 사업의 입찰이 완료돼 있는 상태에서 중국회사들은 저렴한 건설단가, 중국 금융회사들의 적극적인 지원, 인도네시아 내 화교들과의 합작이라는 점 등을 십분 활용해 이 중 7개 사업의 체결을 이끌어 냈다. 인도네시아는 미국ㆍ일본ㆍ유럽이 대인도네시아 투자를 경원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투자 진출을 반길 수밖에 없지만 내심 불안감을 지니고 있다. 중국의 부상으로 인한 이 지역 정치와 안보의 불안감, 자원 개발과 기간 산업에 대한 중국기업들의 과점과 검증되지 않은 중국의 기술력과 신용도에 대한 의구심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관찰된다. 한편 일본은 오랫동안 인도네시아를 유ㆍ무상 정부원조의 최대 공여국(2005년 약 10억불 제공)으로 선정함과 동시에 동남아 진출의 교두보로 삼아 일본기업들의 대규모 인도네시아 진출을 도왔다. 그러나 98년 경제 위기를 전후해 일본 기업들의 투자가 많이 빠져나갔으며 최근에는 중국 측의 적극적인 진출에 따라 그 존재감이 한층 약화된 측면도 없지 않다. 이에 추가해 인도네시아는 외교적으로 종래 중국경계 입장에서 벗어나 중간자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5월에 대규모 한국 경제사절단의 방문에 이어 이번 아베 총리가 240여명의 기업인들과 함께 인도네시아를 방문하고 EPA를 체결한 사실에 크게 고무되고 있는 것이 이 곳 현지의 분위기다. 일본으로서도 인도네시아의 투자환경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지만 자원부국이자 아세안의 맹주인 인도네시아로의 진출을 결코 멈출 수 없을 것이다. 한ㆍ일이 합작할 경우 위험분산(Risk-sharing)과 함께 일본에 대한 인도네시아의 높은 신뢰를 활용할 수 있다. 이번 ‘찌르본’ 발전소 건설 사업에 한국산 발전기계(generator)를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즉 한국의 기술력이 인정 받고 있다는 말이다. 한국 기업들이 발전소 건설(원자력 포함), 조림ㆍ광산 개발, 항만을 포함한 인프라 건설 등에 있어 일본 기업과의 동반 진출을 한번쯤 진지하게 검토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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