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韓-EFTA FTA 타결 의미와 전망

한국이 칠레, 싱가포르에 이어 세번째로 EFTA(유럽자유무역연합)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다. 한-EFTA 양측은 12일 중국 다롄(大連)에서 개최중인 `WTO 소규모 각료회의'에참석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다이스 스위스 경제부 장관간 양자회담을 통해 FTA협상을 최종 타결했다고 외교통상부가 밝혔다. 협정이 공식 발효되기까지는 법제처 심사와 국무회의 심의, 대통령 재가, 국회비준 등의 절차가 남아있지만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내년 하반기에는 발효될 전망이다. 한국은 EFTA와 FTA를 체결함으로써 유럽시장 진출 확대를 위한 교두보를 확보하는 한편 해운 및 금융서비스 등에서 국내 서비스산업의 경쟁력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싱가포르에 이어 EFTA와도 개성공단 등 북한 경제특구 생산제품에 대한 FTA상의 특혜관세 부여 규정을 마련하는 선례를 남김으로써 향후 개성공단 생산제품의해외판로 개척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EFTA 교역구조 = 한-EFTA간 FTA는 우리나라가 1인당 국민소득이 4만달러가넘는 선진국과 체결한 최초의 FTA이자 처음으로 유럽국가와 체결한 FTA이다. 또 단일국가가 아닌 지역블록 전체를 대상으로 한 최초의 FTA이기도 하다. 한국과 EFTA간 교역규모는 연간 27억달러(2004년 기준) 정도로 수출은 8억6천300만달러, 수입은 17억9천400만달러이며 EFTA는 우리나라 총 수출의 0.6%, 총 수입의1.1%를 차지하는 제20위의 교역상대다. 2004년을 기준으로 EFTA의 인구는 1천229만명, GNI(국민총소득)는 6천56억달러,1인당 GNI는 4만9천423달러에 달하며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를 갖고 있어 싱가포르(38위)나 칠레(48위)보다 경제규모가 훨씬 크다. 한국의 EFTA에 대한 주요 수출품목은 자동차, 선박, 금, 은, 백금, 무선통신기기, 영상기기, 고무 등이며 FTA가 발효될 경우 현재 9억달러 수준인 EFTA로의 수출이 15억달러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반면 EFTA로부터의 주요 수입품목은 원동기 및 펌프, 농약 및 의약품, 계측제어분석기, 시계 등으로 FTA가 발효되면 이들 품목의 수입도 상당부분 늘어날 전망이다. EFTA의 한국 투자는 지난 2003년까지 총 11억7천만달러 규모로 우리의 대EFTA투자보다 20배 많다. 정부는 한-EFTA간 FTA가 발효되면 자동차와 의류, 선박, 가죽제품 등의 공산품과 함께 사과, 배, 김치, 민속주, 라면 등의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스위스 등이 강점을 갖고 있는 첨단 의료기기라든가 의약품, 치즈 등의유제품, 노르웨이를 중심으로 한 연어와 고등어 등 수산품의 수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한-EFTA FTA 의미와 전망 = 스위스,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등으로 구성된 EFTA는 1인당 국민소득이 4만9천달러에 달하는 세계 최고의 선진국들로구성된 전형적인 강소국들의 협력체다. 미국이나 일본, EU 등과 비교할 때 한국과의 교역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우리와경쟁하는 품목이 거의 없어 FTA가 본격 발효될 경우 상호 `윈-윈'할 수 있는 긍정적효과가 기대된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불과 6개월이라는 단기간에 한-EFTA간 FTA가 체결될 수 있었던 것도 이처럼 상호보완적인 산업구조에 기인한다고 정부는 덧붙였다. EFTA측은 FTA 발효 즉시 우리나라에서 수입되는 모든 제품(공산품, 수산물)에대한 관세를 100% 철폐키로 하는 매우 높은 수준의 자유화에 합의, 우리나라의 주수출품인 자동차, 선박, 가죽제품, 의류 등의 수출이 획기적으로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EFTA의 경우 유럽시장 진출의 교두보 내지 시험대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FTA 타결의 의미가 크다고 통상교섭본부는 보고 있다. 이와함께 EFTA와의 FTA에서도 싱가포르 때와 마찬가지도 개성공단 등 북한지역생산제품에 대해서도 한국산과 마찬가지로 특혜관세를 부여하기로 합의, 향후 북한경제특구 생산제품의 판로확보에 기여하게 됐다. 통상교섭본부 관계자는 "이번 EFTA와의 FTA에서는 개성공단 뿐 아니라 나진.선봉지구 등 북한지역의 다른 경제특구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대해서도 특혜관세를 부여키로 해 북한 경제특구 개발에 긍정적 동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양자간 방송프로그램의 공동제작을 위한 근거를 마련, 최근 해외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우리 방송프로그램이 EU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으며 수산업 분야에서는 수산강국인 노르웨이, 아이슬란드가 포함된 EFTA와공동재원을 조성해 수산분야의 기술이전을 추진키로 합의했다. 이밖에 서비스 분야에서는 현재 도하개발어젠다(DDA) 차원에서 논의가 진행중인서비스시장 개방계획을 FTA라는 양자논의를 통해 앞당기기로 합의해 금융 및 해운서비스 분야에서 EFTA가 지닌 선진기법의 도입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협상에서는 그러나 우유와 크림 등 일부 민감한 품목은 양허대상에서 제외하거나 최장 10년간에 걸쳐 관세를 철폐하기로 해 국내 축산농가의 피해를 최소화했다고 정부는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정 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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