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선 안착을 위한 매매공방이 치열하다.
하루만에 다시 800선을 돌파했지만 외국인은 매수세를, 개인과 기관 등 국내 투자자들 매도세를 이어갔다. 외국인이 힘을 발휘하면 지수가 오르고, 국내 투자자들의 매도 강도가 높아지면 약세로 돌아서는 장세다. 전일에는 국내 투자자들의 매도세로 지수가 800선 아래로 밀렸지만 7일에는 반대의 상황이 펼쳐졌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800선에서 힘겨루기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추가상승해도 급등하기보다는 일시 조정 후 상승하는 계단식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7개월 연속 상승한데 따른 피로감으로 차익실현 욕구가 커지고 있어 이를 해소하기 위한 체력 다지기와 숨고르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한국 관련 뮤추얼펀드 자금이 순유출된 데다 영국과 호주를 시작으로 한 각국의 금리 인상의 움직임이 외국인의 투자 심리에 다소나마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7일 종합주가지수는 전일보다 14.01포인트(1.77%) 오른 804.05포인트로 마감, 하루만에 다시 800선을 회복했다.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개인과 기관의 매도 강도가 약화된 가운데 964억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한 게 힘이 됐다.
◇각국 금리 인상 움직임에 따른 외국인 매수세 둔화=이날 외국인은 나흘 연속 매수 우위를 보였지만 매수 규모는 전일보다 크게 줄어 들었다. 이날 순매수한 964억원은 전일의 순매수규모 3,465억원보다 크게 줄어든 것이다.
전문가들은 영국과 호주에서 시작된 각국의 금리인상 움직임이 외국인의 투자 심리에 일정 부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김선조 브릿지증권 애널리스트는 “각국의 금리인상 배경에는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그 바탕에 있지만 이로 인해 펀드 등의 주식투자자금이 은행 등 다른 쪽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다”며 “외국인에 대한 의존도가 심한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강도 약화는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국내 투자자들의 주식시장 복귀 시점을 점치기 어려운 상황에서 외국인의 매수세가 약화되면 지수 상승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지난 주 한국 관련 뮤추얼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조사돼 이 같은 자금유출은 외국인 매수 강도 약화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5일까지 한국관련 뮤추얼펀드 동향을 살펴본 결과 3억7,700억달러가 유출돼 5주만에 순유출세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단기급등에 따른 피로감 누적과 삼성전자 상승세 둔화도 부담=전문가들은 아시아 증시가 지난 7개월 동안 줄곧 오름세를 보인데 따른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증시도 지난 9월에만 조정장세를 뿐 지난 4월 이후 줄곧 오름세를 이어갔다. 따라서 가격 부담에 따른 상승 탄력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종합주가지수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해 온 삼성전자를 비롯한 IT주가 호재성 재료를 모두 반영해 주가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이 부담이다.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새로운 모멘텀이 나와야 할 상황이다.
허재환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거래소 시장 시가총액 증가액의 30% 이상을 차지했다”며 “그러나 11월 들어서는 오히려 지수 상승 기여도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등 지수 기여도가 줄어들고 있어 800선 안착 및 추가상승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800포인트 위에서는 내수주에 관심둬야=이날 업종별로 800선 재탈환의 주역은 금융주와 유통주 등 내수주였다. 이날 금융업종지수는 2.87% 상승했고 유통업도 1.53% 올랐다. 전문가들은 지수가 800선에 안착할 경우 그 동안 오르지 못한 내수주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된다며 이들 업종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권했다.
김우재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지수가 800선에서 공방을 벌이고 있어 시장 주도주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며 “그러나 이날 내수주가 지수 800선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백화점 등 유통주와 은행ㆍ증권주 등에 관심을 높이는 것이 투자수익률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상용기자 kimi@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