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은행, 공격경영 매달리다 수익성 '빨간불'

■ 국민·신한은행등 중기 신규대출 억제<br>증시로 돈이탈 막으려 예금금리↑ 대출금리↓<br>순이자마진 일제히 곤두박질 '후유증 심각' <br>대출은 기한 연장등 국한…외형경쟁 자제



국민은행이 신규 중소기업대출을 중단하기로 하는 등 은행의 리스크 관리가 강화되는 것은 수익성에 ‘경고등’이 켜졌기 때문이다. 수익악화를 무릅쓰고 총자산을 불려나가는 외형경쟁에 매달리다가는 경영부실이 심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다.특히 최근 들어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증폭됨에 따라 공격경영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이다. ◇한계에 이른 공격경영=시중은행은 최근까지도 외형확장에 치중했다. 예금이 주식형 펀드나 종합자산관리계좌(CMA)로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해 금리를 올리는 한편 신용대출 금리는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올해 초 5.0% 초반이었던 예금금리가 6.0%대를 넘어선 반면 은행이 발행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계속 상승, 은행의 자금부담도 가중되는 상황이다. 이런 외형경쟁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은행의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국민은행의 NIM은 지난해 1ㆍ4분기 3.94%에서 올해 1ㆍ4분기 3.60%로 떨어진 뒤 2ㆍ4분기 3.54%, 3ㆍ4분기에는 3.47%로 내려앉았다.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해 4ㆍ4분기 2.36%였던 NIM이 올해 3ㆍ4분기 2.25%까지 떨어졌으며 우리은행의 NIM도 같은 기간 2.53%에서 2.37%까지 하락했다. 하나ㆍ기업ㆍ외환은행 등의 NIM도 일제히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등 대부분의 은행들이 공격경영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리스크 관리로 위기 돌파=은행들의 자금사정이 갈수록 빡빡해지면서 리스크 관리 경영은 불가피한 선택으로 자리잡았다.특히 금융감독원이 은행 간 과열경쟁을 우려해 자제를 당부하고 있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압력이다. 국민은행은 최근 전국 영업점에 공문을 보내 지난 12일까지 접수된 대출신청건만 집행하고 이달 말까지 중소기업과 소호관련 신규 대출을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 국민은행의 한 관계자는 “고유가와 환율상승 등 경기변동에 민감한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신규 대출을 억제하기로 했다”며 “당분간 기존 거래고객에 대한 대출금 기한 연장이나 재약정에 국한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도 중소기업대출을 억제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의 한 관계자는 “중기대출에 대한 완급 조절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평가와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ㆍ하나ㆍ기업 등 다른 은행들도 내년부터 바젤 2 협약이 도입돼 대출자산에 대한 위험가중치가 높아지는 점을 고려,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중소기업대출 관리를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용덕 금감위원장도 최근 “은행들이 무리하게 은행채와 CD를 발행해 외형경쟁에 치중하고 있는데 이는 구조적으로 자산건전성을 저해하고 유동성 위험을 부채질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오는 20일 시중은행장들과의 면담에서 이 같은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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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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