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중소제약업체] "의약협력委 잡아라"

[중소제약업체] "의약협력委 잡아라"상용의약품 목록 포함 총력전 로비 『지역별 의약협력위원회를 공략하라.』 국회에서 합의된 약사법이 지역협력위에서 정한 목록에 한해 처방과 조제가 이뤄지도록 하고 대체조제를 사실상 금지했다. 이에따라 제약사들은 상용처방의약품 목록에 들어가지 않은 제품의 경우 판로가 봉쇄, 퇴출이 불가피해 살아남기 위해 지역협력위 공략에 필사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앞으로 지역별 의약협력위원회 공략의 성공여부가 제약회사 존폐의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제의 지역협력위는 해당지역의 보건소장을 비롯, 의·약사와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기구로 그 지역에서 처방과 조제에 쓰일 600여종의 상용처방의약품 목록을 결정하게 된다. 오리지널 의약품의 다국적 제약사들과 상대적으로 다빈도 처방약이 많은 일부 국내 대형제약사들은 비교적 여유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제품을 갖고 있는 중소제약사들은 협력위에 매달리고 있는 지경이다. 중소제약사들은 우선 협력위에 참여자 명단파악에 총력을 쏟고 있다. 제약사들은 영업망을 총동원, 지역별 명단파악에 돌입했다. 또 집중공략지를 선정, 본사 임원까지 파견해 협력위 인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아울러 제약사들은 그동안 미뤘던 영업조직 개편에도 속속 나서고 있다. 업체들은 병·의원과 약국 등 거래처별로 나눠져 있던 조직을 권역별로 묶고 제품홍보를 강화하기 위해 디테일 인력 보강을 서두르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회사규모와 상관없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협력위 상대 홍보가 말처럼 쉽지 않다. 협력위에는 의사회와 약사회는 물론 시민단체까지 포함돼 있어 예전 보다 3배 이상 공력이 들게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마케팅 관련 비용도 크게 증가할 수 밖에 없어 자금력과 마케팅력에서 절대 열세를 보이고 있는 중소제약사들에게는 버거운 일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중소제약사 관계자는 『제품의 품질 보다는 누가 마케팅을 더 잘하느냐에 명암이 엇갈리는 상황』이라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각오로 뛰고 있지만 상용처방약 목록에는 결국 다국적 제약사와 대형업체들의 제품이 대다수 포함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업체들의 협력위 공략이 갈수록 가열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부작용도 적잖을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아직까지는 협력위를 상대로 제품 홍보에 집중하고 있지만 막판에는 금품을 동원한 로비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업체 관계자는 『업체마다 사활이 걸린 문제인 만큼 각사가 물량을 동원할 것으로 보인다』며 『뒷돈을 제시하는 추한 관행도 다시 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사실상의 대체조제 금지로 의약품의 유통개혁이 상당히 후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태현기자THKIM@SED.CO.KR 입력시간 2000/07/24 19:25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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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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