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아버지에 간 이식한 고3 수험생 '감동'

임지헌군 "시험은 내년에도 있지만 아버지 건강은 내년이 없다"

대학 입시를 앞둔 고교 3학년생이 간경화를 앓고 있는 아버지에게 간을 떼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서울 은평구 숭실고 3년생인 임지헌(18)군은 지난달 16일 자신의 간 절반을 아버지에게 이식하는 대수술을 무사히 마쳤다. 임군의 아버지는 7년 전부터 간이 좋지 않아 치료를 받아오다 최근 병원으로부터 `간이 굳어가고 있다'는 간경화 말기 판정을 받았다. 가족들은 아버지에게 이식할 수 있는 간을 수소문했지만 쉽게 찾을 수 없었고 아버지는 중국으로 건너가서 간을 이식받을 생각까지 했다. 그러나 중국에서의 장기 이식 부작용과 아버지의 건강을 우려한 임군이 이에 반대했고 자신이 아버지를 위해 간을 이식하겠다며 선뜻 나섰다. 자신의 대학 입학은 올해가 안되면 내년에라도 가능하지만 아버지의 건강은 지금 제대로 수술을 받지 않으면 내년도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주위분들도 대학 입학을 위해 임군을 말렸지만 어느새 훌쩍 커버린 그의 고집을 아무도 꺾을 수는 없었다. 결국 지난달 16일 대학 입시에 전념해야 할 임군은 아버지의 손을 꼭 잡은 채수술실에 들어섰으며 각각 10시간(임군)과 20시간(아버지)만에 무사히 수술실을 나왔다. 수술은 잘 끝났지만 학교에서도 모범적이었고 건강했던 지헌이가 학교에 가지못하고 중환자실에서 고통스런 모습으로 누워있자 주위의 안타까움은 더했다. 임군은 수술 후 한달간 안정을 취해야 했지만 밀린 학업 때문에 2주만에 병원을 퇴원, 등교하기도 했다. 그러나 몸이 완전하지 않은 터여서 다시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교사가 되고 싶다는 임군은 "아버지가 편찮으셔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당연히 해야 된다는 생각에 수술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무엇보다 아버지가 다시 건강해지신것 같아 기쁘다"며 "수술을 통해 스스로 부모님의 감사함을 다시 생각하게 되는 좋은 가르침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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