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3년 앞도 자신 못하는 기업 사정

대한상공회의소가 350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의 신규사업 추진 현황과 정책과제’ 조사에서 53.5%가 “3년 후 미래 수익원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응답한 것은 경제의 성장잠재력이 그만큼 약하다는 것을 뜻한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은 10년 후 먹거리를 찾으라고 했지만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당분간 개선될 희망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데 있다. 응답기업의 86.4%가 신규사업 추진이 절실하다고 하면서도 절반 이상이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는 것은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신사업 발굴의 어려움, 자금 조달, 각종 규제, 기술부족 등이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지만 모험을 기피하는 보수적 경영도 큰 문제다. 새로운 도전으로 위험을 감수하기 보다는 지금까지 한 설비투자를 우려먹는 규제 속의 안주를 택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제조업의 평균 부채비율은 116%로 미국이나 일본 보다 낮아 아주 건실하다. 그러나 최근 설비투자는 2~3% 증가한 선에서 맴돌고 있다. 한마디로 돈을 쌓아 놓고도 투자는 않는 외화내빈 상태다. 활력이 있을 수 없다. 그나마 투자를 하려 해도 하이닉스 공장 증설이 불허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정부의 각종 규제가 이를 막고 있다. 도전을 기피하는 기업만 나무랄 수도 없는 심각한 상황이다. 무한경쟁시대에 세계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주저하고 머뭇거리다가는 뒤 처지기 십상이다. 반도체 등 주력산업이 기술대국 일본과 겹치는 데다 중국이 무서운 기세로 쫓아 오고 있어 한시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의 R&D투자가 세계 2위로 올라섰다는 것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최첨단을 달리고 있는 IT 산업을 게임과 로봇 등 다른 사업과 접목시키는 노력과 함께 바이오 기술 등의 장점을 살려나가면 먹고 살 수 있는 성장잠재력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우리는 지니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정부는 위기의식을 갖고 규제를 대폭 완화해 기업이 마음 놓고 신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기업도 불평만 하지 말고 도전정신으로 무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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