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칼럼니스트 페섹 "물가불안이 금융위기보다 위험"

곡물값 폭등 따른 인플레로 亞지역 경제 후퇴 우려


미국발 금융 위기보다 쌀값 등 곡물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 불안이 글로벌 경제에 더 큰 위험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7일 윌리엄 페섹 컬럼니스트는 은 블룸버그 통신에 ‘인플레이션이 전정한 위기다. 베어스턴스는 잊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의 신용위기 대처는 곡물 가격 급등에 따른 위기와 비교하면 차츰 무색해질 것”이라며 당면한 물가 불안에 주목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전세계 30억 인구의 주식인 쌀값 폭등이 아시아 등 급속도의 경제 성장을 이뤄온 지역에 사회 불안을 불러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올들어 국제 쌀값은 40%넘게 오르면서 각국 정부는 수출 통제, 수입 관세 인하 등 대응책 마련에 혈안이다. 페섹은 아프잘 알리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진단을 인용, “곡물가격 폭등은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며 “고성장을 구가한 아시아 지역에서 경기 과열의 징후는 쉽게 포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페섹은 아시아 지역의 인플레이션 상승 원인으로 ▦미국 및 일본의 저금리 정책으로 인한 자산 가치 상승 ▦노동자 임금 상승과 숙련 노동자 부족 등을 꼽았다. ADB는 이와 관련, 올해 아시아 국가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최근 10년 내 가장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페섹은 “고성장과 낮은 인플레이션 시대는 끝났다”며 “이제 각국 중앙 은행들은 경제성장의 속도를 늦추고 금리를 올리는 등의 긴축통화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최근 곡물 가격 급등 현상은 주기적이라기보다는 영속적인 것이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수년 동안 이코노미스트들이 식량 문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해 왔지만, 농업 분야의 투자에 신경을 쓴 국가가 거의 없어 문제를 키워 왔다는 것. 아시아인들은 평균적으로 전제 수입 가운데 50%가량을 식비로 지불하고 있는 데 최근 곡물 가격 폭등으로 생활 수준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세계은행(WB)의 로버트 졸릭 총재는 “부유한 국가들이 농업보조금을 삭감하거나 곡물 수입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고 페섹은 소개했다. 곡물은 대체 상품이 없어 가격 상승의 파급 효과가 훨씬 크다는 점도 지적됐다. 투기꾼들이 국제 유가를 올리면 대체 연료를, 금값이 급등하면 은을 사용하면 되지만 곡물은 생필품이라 사정이 다를 수밖에 없다. 페섹은 “인플레이션은 기본 복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정치 사회적으로 엄청난 폭발력이 있다”며 “외환위기 충격에서 벗어나는데 지난 10년간 힘겨운 싸움을 해온 아시아가 인플레이션으로 다시 후퇴할 위기에 처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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