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평론가이자 역사가인 토머스 칼라일(Thomas Carlyle)의 역작 '프랑스 혁명사'에 얽힌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몇 년간 각고의 노력으로 엄청난 분량의 원고를 완성한 칼라일은 친한 친구에게 탈고를 부탁했는데 친구의 하녀가 원고를 쓸모없는 종이로 알고 그만 난로에 태워버리고 말았다. 오랜 노력이 한순간에 잿더미가 돼버렸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칼라일은 시름에 빠졌고 우울한 날들이 계속됐다. 그러던 어느 날, 산책을 하던 칼라일은 벽돌을 한 장 한 장 쌓고 있는 벽돌공을 본 뒤 다시 한번 차근차근 원고를 써내려가기로 결심했다. 전보다 더 공을 들여 마치 벽돌을 쌓듯 한 장씩 작성해나갔고 결과적으로 초고보다 훨씬 멋진 '프랑스 혁명사'가 탄생할 수 있었다.
이 사건 이후, 칼라일은 다음과 같은 명언을 남겼다. '길을 걷다 돌을 보면 약자는 그것을 걸림돌이라 말하고 강자는 그것을 디딤돌이라 한다.' 이처럼 우리가 어떤 문제에 봉착했을 때 마음가짐을 어떻게 갖는가에 따라 결과는 확연히 달라지는 것이다.
인생을 살다 보면 수많은 걸림돌과 디딤돌을 마주하게 된다. 재미있는 것은 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사람들은 각기 다른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누가 봐도 골치 아픈 사건에 부딪혔을 때 매사 자신이 없고 무언가 불만스러운 사람은 장애물을 '걸림돌'이라 여긴다. 그저 눈으로만 그 사건을 훑어보고 걸림돌이 생겼다고 단정 짓고는 당장 이를 피해 편한 길로 돌아갈 생각만 한다. 때때로 신은 왜 나를 도와주지 않는지 큰 소리로 불평하고 원망하며 울부짖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은 스스로를 현실의 벽에 가두고는 결국 미래를 향한 발걸음을 단 한걸음도 내딛지 않고 만다.
반면에 적극적이면서도 열정적인 사람은 장애물을 인생의 '디딤돌'로 여긴다.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야말로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이자 삶의 지혜를 축적해나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설사 실패를 했다 하더라도 도전했다는 사실 자체에 의의를 두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 순간들을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다. 이런 사람들 앞에서는 그 어떤 고난과 역경도 걸림돌이 아닌 디딤돌로 작용하는 것이다.
희망과 절망, 그리고 긍정과 부정이 늘 공존하게 마련이듯 걸림돌과 디딤돌 또한 마찬가지다. 나에게 닥친 일이 걸림돌이라 생각하고 쉽게 물러서고 피할 것인지, 아니면 도약을 위한 디딤돌로 여길 것인지는 자신에게 달려 있다. 생각을 하려 하지 않고 포기 또한 빠르다면 그 사람의 인생은 힘들기만 할 것이다. 하지만 수많은 생각과 고민을 통해 장애물을 극복해나간다면 인생은 충분히 살 가치가 있을 것이다.
길고 긴 인생에 아무런 장벽이 없을 리 만무하지 않은가. 꿈을 향해 달려가는 우리 앞에 멋지게 뛰어넘을 장벽이 없다면 삶에 있어 아무런 재미도 느끼지 못한다. 늘 자신이 처한 상황을 좀 더 긍정적으로 바라본다면 더욱 즐겁고 의미 있는 인생이 펼쳐질 것이다.
필자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해본다. 나는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 걸림돌일까. 아니면 디딤돌일까. 나도 누군가의 꿈을 이뤄주는 디딤돌이 될 수도, 그 길을 방해하는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당신은 어떤 돌이 되고 싶은가. 디딤돌을 선택한 당신은 어떤 어려움도 지혜롭게 극복하고 최후의 강자로 웃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