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채권시장 왜곡현상 지속

국고채 3년물 금리(수익률)가 SK글로벌 분식회계사태 이전 수준으로 떨어지며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지만 카드채 수요는 거의 없고 국공채에만 자금이 몰리는 채권시장 왜곡현상은 지속되고 있다. 26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오후 3시 현재 4.64%로 SK글로벌 사태가 터진 지난 11일의 4.69%보다 오히려 0.05%포인트 더 낮아졌다. 지난 13일 5.24%까지 치솟았던 금리가 이처럼 단기간에 안정을 되찾은 것은 한국은행이 국고채를 매입하기로 하는 등 조기에 시장안정책을 펼쳤기 때문이다. 또 투신권에서 빠져나간 환매자금이 몰리면서 유동성이 풍부해진 은행들이 앞 다퉈 안전자산인 국고채를 매입한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이 같은 안정세는 국고채 시장에만 국한된 현상일 뿐 정작 수혈이 절실한 카드채 쪽으로는 자금이 전혀 유입되지 않고 있다. 카드채는 SK글로벌 사태가 터진 이후 전혀 거래되지 않다가 최근 일부 물량의 거래만 성사됐을 뿐이다. 채권시장의 관계자는 “SK사태 이전만 하더라도 하루에 1,000억~2,000억 규모의 카드채가 거래됐지만 현재는 100억~2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부 우량 카드채의 경우 금리가 6%대 후반에 형성되고 있지만 금리형성을 위한 최소한의 수량마저 거래되지 않고 있어 이를 정상적인 시장가격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승희 현투증권 채권펀드매니저는 “특정 거래가격이 6%대 후반에 형성되고 있지만 그 가격대에 다시 거래될 수 있다는 것을 장담하기 어렵다”며 “국고채와 카드채간의 양극화 현상을 시장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투신권은 현재 고객의 환매 요청에 응하기 위해 카드채 처분이 절실한 실정이지만 매수세력이 없어 환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는 증권사의 미매각 수익증권 증가로 이어지는 연쇄 부작용을 낳고 있다. 투신권은 이에 따라 정부가 카드사의 프라이머미 CBO 발행을 지원, 이를 통해 확보한 유동성으로 카드채를 사들이거나 채권안정기금을 조성해 카드채를 매입하는 등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기석기자 hanks@sed.co.kr>

관련기사



한기석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