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기오염 도시 불명예 벗는다"

[화제의 현장] 울산지역 기업들 '아황산가스 줄이기' 한창

“시설교체와 새 연료 사용에 막대한 추가 부담이 들어가더라도 환경이 우선 아니겠습니까” 합성세제 원료인 알킬벤젠, 노말파라핀을 생산하는 이수화학㈜ 울산공장. 국내 관련 제품의 70% 이상을 만들어내는 이수화학은 요즘 공장내 연료 라인 교체 작업이 한창이다. 기존 사용 연료인 벙커C유를 청정 LNG로 바꾸기 위해 만만찮은 예산과 작업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연료라인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이 회사 기술부 모 팀장은 “연간 3만5,000kl의 벙커C유를 사용, 연료비가 100억원대를 넘는데 이를 LNG로 전면 교체할 경우 20~30% 이상의 추가 부담이 발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기업들이 추가 부담을 감수하면서 까지 친환경 연료 사용 체제로 전환하는 것은 이젠 대기 환경이 우선한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LNG의 전면 사용에 앞서 우선 내년 부터는 기존 황함유 5%의 벙커C유를 가격이 비싼 3% 제품으로 완전 교체할 계획이다. 석유화학 공단을 비롯 각종 대형 사업장들이 밀집한 울산지역은 현재 대기중 아황산가스 농도가 평균 0.011ppm 수준으로 전국 최고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한번씩 오존경보까지 발동될 때면 외출을 삼가 해야 할 정도의 심각한 대기오염에 시달리고 있다. 이 같은 울산의 대기오염이 4년 후인 오는 2008년에는 대기중 아황산가스 농도가 현재보다 4분의 1 이상이 줄어들어 쾌적한 도시환경으로 바뀌게 될 전망이다. 즉 아황산 가스 농도가 0.007ppm까지 내려가 비교적 대기상태가 맑은 대구나 대전의 도시 환경에 견줄 수 있게 된다는 계획이다. 울산 대기 환경 변화의 주역은 다름아닌 기업들. 울산 대기를 살리자는 아황산가스 저감 대책에 참여한 업체는 모두 23개 대형사업장들로 울산시 전체 아황산가스 배출량의 96%를 차지한다. 이들 업체가 추진중인 아황산가스 저감 대책에 소요되는 시설비는 줄잡아 650억원이며 연간 기업들의 추가 연료비부담분도 대략 400억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해당 기업들은 이 같은 부담에도 교토의정서 발효 등각종 규제에 앞서 기업체가 한발 앞서 오염물질 배출을 줄여나가려는 발빠른 움직임에 자발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이수화학외에도 SK㈜와 현대자동차㈜는 벙커C유 대신 LNG로 연료를 전면 교체키로 했고 S-오일㈜은 벙커C유를 0.3% 저황유로 내년 1월 1일부터 전면 바꿀 예정이다. 또 LG니꼬동제련㈜과 태광산업㈜은 탈황시설을 첨단화하고 다른 공장들도 공정개선을 통해 아황산가스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여나간다는 방침이다. 환경전문가들은 “기업체들의 자발적인 공해저감 계획은 오염물질 총량규제 등 각종 환경규제 강화 움직임이 보이자 취해진 것이긴 하나 환경개선을 위해 매우 반가운 일”이라며 “지구 온난화에 대비, 각국의 이산화탄소 배출 총량을 규제하는 교토의정서 발효를 앞두고 세계적으로도 울산기업들의 이미지가 한층 높아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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