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투신 몸사리기' 당분간 계속될듯

"채권 만기 11일 이후에도 대규모 매수 기대 힘들어"

당분간 투신권의 ‘몸사리기’가 계속될 전망이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채 만기일인 11일만 지나면 상황이 정리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증시 수급의 키를 쥐고 있는 투신권의 반응은 냉담하다. 투신업계 관계자들과 증시 전문가들은 “9월 위기설과 상관없이 당분간 투신권이 매수에 나서긴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7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투신은 9월 들어 지난 5일을 제외하곤 줄곧 매도 우위를 펼쳐 왔다. 이른바 ‘9월 위기설’이 확산되면서 주가가 급락한 데 따른 로스컷의 영향과 함께 펀드의 침체로 인해 예상되는 펀드 투자자들의 환매 요청에 대한 대비 등으로 매도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 때문에 국내 최대 규모의 자산운용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주식편입비중이 87%대로 떨어지는 등 삼성ㆍ한국투신ㆍ하나UBS 등 대형 운용사들을 중심으로 주식 편입 비중이 70~80%대로 떨어졌다. 투신권은 그러나 지금의 주가 밸류에이션이 낮은 건 분명해 보이지만 당분간 몸을 더 사릴 것으로 보인다. 매월 고정적으로 현금 유입이 이뤄지는 연기금이나 자기자본투자(PI)가 큰 비중인 증권ㆍ은행 등과 달리 투신은 자신들의 의지와 무관하게 돈이 들어오면 주식을 사고 돈이 빠져 나가면 주식을 팔 수 밖에 없다. 9월 위기설이 허구라고 해도 경기 침체에 본격적으로 접어들었고 심리적 위축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자금이 들어올 가능성이 희박한 데 주식 매수에 나설 수는 없다는 것이다. 대형 자산운용사의 한 주식운용본부장은 “위기설을 곧이곧대로 믿고 매도에 나설 정도로 투신이 정보 분석력이 없는 집단은 아니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채권 만기가 끝나고 정부에서 매수 압력(?)을 넣는다고 매수에 나서는 것도 말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영일 한국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경기 둔화라는 근본적 문제가 풀리기 전에는 대규모 매수에 나서긴 힘들 것”이라면서도 “지금처럼 심리적으로 위축된 상황에선 오히려 작은 긍정적 신호에도 반응할 수 있는 만큼 투신권이 그에 대한 준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채 만기일에 큰 사건이 일어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그렇다고 현 상황이 단기간 내 나아질 가능성도 적다”며 “글로벌 금융불안이 지속되고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지난해와 같은 투신의 장기 대규모 매수를 기대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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