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국發 금융쓰나미] "제2 리먼 나오나" 긴장 고조

AIG·저축은행 워싱턴 뮤추얼도 풍전등화 신세<br>2~3일 이내에 구제금융 못받으면 파산 이외 대안 없어<br>뉴욕 FRB총재, 골드만삭스·JP모건에 신디케이티드론 요청<br>워싱턴 뮤추얼도 신용등급 급락… 공적자금 투입 가능성


뉴욕 월가의 위기가 깊어지면서 제2, 제3의 리먼브러더스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미국 최대 보험사인 AIG와 미국 최대 저축은행인 워싱턴뮤추얼(WaMu)이 그것이다. AIG의 운명은 바람 앞의 등불 처지다. 미국 정부에 40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요청한 AIG는 2~3일 이내에 긴급자금을 조달해 시장의 불신을 제거하지 못하면 파산 외의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 무디스, 피치 등 3대 신용평가회사는 AIG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강등, 목을 바짝 조였다. AIG는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와 달리 고객 돈으로 자산을 운용해온데다 자산규모도 월등히 크기 때문에 몰락할 경우 리먼 붕괴의 충격과는 비교가 안 되는 가공할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우려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까지 자금조달에 실패할 경우 파산보호를 신청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AIG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채권 578억달러를 포함해 총 4,410억달러의 유가증권을 보유하고 있는데 부실의 깊이가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다. AIG 주가는 15일 뉴욕증시에서 무려 61% 폭락했고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은 4.15%포인트 폭등한 25%를 기록했다. 유럽과 아시아계 투자가들은 AIG의 구제 가능성보다는 파산 가능성에 배팅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케네스 루이스 회장은 CNBC방송에 출연해 “AIG의 파산은 산업 전반에 걸쳐 심각한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면서 “AIG가 파산하면 리먼브러더스 사태보다 더 큰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AIG의 사활은 월가 금융기관들이 얼마나 많은 자금을 신속하게 지원해주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 AIG의 400억달러 긴급자금 요청에 대해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은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상황이 다급해지자 티모시 가이스너 뉴욕 FRB 총재는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 월가 투자은행 최고경영자(CEO)를 불러 공동 신디케이티드론을 제공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뉴욕 주정부는 AIG의 자회사가 200억달러의 담보를 AIG에 제공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AIG가 긴급 유동성을 지원 받을 경우를 담보 제공을 용이하도록 한 사전 정지작업인 셈이다. 문제는 시간이다. 애널리스트들이 AIG가 2~3일 이내에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면 붕괴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니콜라스 애슈 AIG 대변인은 “여러 가지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월가의 신디케이티드론이 성사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AIG는 당초 15일 오전 중 발표할 예정이던 자구책을 내놓지도 못했다. AIG는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JC플라워스 등 사모펀드로부터 투자유치 협상을 진행해왔지만 실패했으며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과도 접촉했으나 이마저 여의치 못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저축은행 워싱턴뮤추얼의 유동성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 주가 폭락 속에 신용평가회사의 신용등급 강등이 잇따라 외부자금 조달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신용평가회사 S&P는 워싱턴뮤추얼의 신용등급을 기존 ‘BB-’로 세 단계 하향 조정했다. 워싱턴뮤추얼의 주가는 26.7% 폭락해 2달러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워싱턴뮤추얼의 경우 리먼브러더스와 같은 투자은행과 달리 일반 고객들의 예금이 적지 않기 때문에 청산절차를 밟기보다는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공적자금 투입을 통한 구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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