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둘 중 하나는 1~2인 가구… 가족정책 근본 전환해야

최근 20년간 1~2인 가구가 큰 폭으로 증가하는 반면 4~5인 가구는 계속 감소하는 등 가족 구조가 급변하고 있다. 26일 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1990년에 우리나라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는 9.0%, 2인 가구 13.8%, 3인 가구 19.1%, 4인 가구 29.5%, 5인 이상 가구 28.7% 등이었다. 하지만 2010년에는 그 수치가 각각 23.9%, 24.3%, 21.3%, 22.5%, 8.1%로 바뀌었다. 20년 사이에 1~2인 가구는 22.8%에서 48.2%로 급증한 반면 4~5인 가구는 58.2%에서 30.6%로 줄어든 것이다. 둘 중 한 가구가 2인 이하 가구인 셈이다.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돼 2025년에는 2인 이하 가구가 62.5%를 차지할 것이라는 통계도 있다. 급속한 가족 구조 변화의 원인은 저출산·고령화와 결혼시기 지체, 이혼율 증가 등 복합적이지만 무엇보다 미혼자가 증가한 영향이 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2000∼2010년 1인 가구는 192만가구 늘었는데 이 가운데 미혼 가구가 87만가구로 전체의 46%를 웃돌았다. 특히 30대 미혼율이 1990년 6.8%, 2000년 13.4%, 2010년에는 29.2% 등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1~2인 가구 증가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여기에 고령화로 인해 고령 부부나 독거 노인이 늘어나고 이혼이 증가한 것도 주요인으로 지목된다. 2001~2010년 2인 가구 증가분 147만여가구 중 부부로 구성된 2인 가구가 90만여가구로 전체의 61%를 넘는다. 이 가운데 60대 이상이 46.35%를 차지할 정도로 고령 부부 가구는 급증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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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가구 소가족 형태가 확산되는 것은 가족 가치관과 사회경제적 환경이 바뀌면서 생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들이 1~2인 가구 증가를 비롯한 가족 구조 변화에 맞춘 다양한 상품을 내놓는 등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도 이 흐름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만혼과 미혼율 상승이 저출산으로 이어져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고령 부부나 이혼 가구 증가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정부가 소형주택 건설 확대 등의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정책은 내용 못지않게 타이밍도 중요하다. 가속화되고 있는 가구 유형 변화의 속도를 감안해 3∼4인 가구 위주로 짜인 주택·복지정책 등을 1∼2인 가구 중심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 신(新)인구정책에 사회 모두가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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