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철, 지체상금제·계약보조금 면제 두산重, 연공서열 폐지등
공기업에서 민간기업으로 변신한 포항제철과 두산중공업이 체질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10월과 12월에 각각 민영화한 뒤 두 회사는 최근 ▦연공서열 폐지 ▦성과급제 확대 ▦노조전임자 축소 ▦전면적인 사규개정 등 혁신을 서두르고 있다.
◇포항제철
전사적 자원관리(ERP)시스템이 본격 시행되는 7월 1일을 민간기업으로 새 출발하는 전환점으로 삼기로 했다. 이와 관련, 23일 자재ㆍ물품 구매, 용역 계약시 적용해 왔던 지체상금제도를 폐지했다.
포철은 이 제도에 따라 지난 30여년간 공급사가 납품을 1일 지연할 때마다 최고 0.25%의 지체상금을 부과해 왔다.
포철측은 "다수의 영세 사업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난 97년 입찰 보증금, 지난해 계약 보증금 및 하자 보증금 폐지에 이어 이번에 추가로 지체상금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그동안 프로세스혁신(PI) 작업을 통해 구축해온 고객중심의 업무도 시행에 들어갔다.
공기업 시절 적용해온 경영공시 조항과 정부기관 및 출자사에 대한 수의계약, 계약 보증금 면제 등 특혜 조항을 대폭 삭제하는 것을 골자로 한 사규개정 작업도 펴고 있다.
불필요한 각종 위원회를 없애고 임직원들의 고객마인드와 윤리의식을 높이기 위한 교육도 대폭 강화한다. 포철 관계자는 "사규 개정은 비효율적이거나 관료적이었던 규정을 고쳐 실질적ㆍ효율적 업무수행 기반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산중공업
연공서열을 성과급제로 바꾸고 일률적인 공기업적 복지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 근속연수에 따른 호봉제를 곧 능력에 따른 성과급제로 바꿀 예정이며, 일괄 700%씩 지급하던 상여금도 500%로 줄이되 생산성 향상, 원가절감 등 개인 실적에 따라 상ㆍ하반기에 한차례씩 50~150%의 차등 지급하기로 했다.
또 노조 전임자도 13명에서 6명으로 줄이고 직원들의 휴가, 의료비 등 복지수준도 대폭 감축키로 했다.
20여개에 이르는 특별휴가를 일부 없애고 휴가일수도 줄일 예정이다. 개인 질병에 대한 수술비 지원과 미사용 생리휴가에 대한 100% 임금 지급도 폐지하기로 했다.
'당근'도 있다. 해외 배낭여행을 통한 직원들의 '기 살리기'다. 민영화 이후 과감한 구조조정 과정에서 침체된 직원들의 사기를 복돋고 세계화 마인드를 높이기 위한 것.
선발된 직원(매년 150명)은 희망 날짜에 출발해 15일 동안 유럽 3개국 이상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공기업 문화를 없애고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비용절감으로 지난해 4%였던 영업이익률을 10% 이상으로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강동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