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귀국설이 나돌고 있는 김우중(金宇中) 전대우그룹 회장에 대한 `재평가' 여부를 놓고 정치권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천문학적 규모의 대우 분식회계를 저지른 인물인 만큼 사법적으로 단죄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김 전회장의 `반성'을 전제로 냉정하게 공과를 재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열린우리당 박병석(朴炳錫) 기획위원장은 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개인적 의견임을 전제로 "죄가 있다면 당연히 사법적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그러나 그와 함께 공과도 냉정히 평가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회 재경위 우리당 간사인 송영길(宋永吉) 의원은 "김 전 회장이 먼저 자기반성을 하고 그에 따라 책임을 질 일이 있으면 지고 공과도 함께 평가받아야 한다고생각한다"고 밝혔다.
국회 예결위원장인 강봉균(康奉均) 의원도 "김 전 회장의 공도 있는 만큼 공과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달 베트남 방문길에 김 전 회장을 직접 만난 우리당 김종률(金鍾律) 의원은"김 전 회장은 자신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를 다시 받고 싶어했고 앞으로 국가경제발전을 위해 기여하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했다"고 전했다.
앞서 대우경제연구소장 출신인 한나라당 이한구(李漢久) 의원은 지난달 31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 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에 출연, "온 몸을 바쳐서 기업을 살리고, 세계경영전략을 구상하고, 그만큼 세계 경제를 잘 아는 사람은 없다. 참 아까운 분"이라며 김 전 회장에 대한 예찬론을 편 바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재평가' 움직임 자체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우리당 이상민(李相珉) 의원은 "천문학적 분식회계의 주범인 만큼 법대로 처리해야 한다"며 "일부 의원들이 특정 재벌을 비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자신의본분을 망각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이종구(李鍾九) 의원도 "김 전 회장이 국민경제에 끼친 손해가 28조원에 달한다"며 "인도적으로 연민의 정을 가질 수는 있겠지만 국민들에게 부담을 지운부분에 대해 반드시 죄를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