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토요산책] 올 뮤지컬계 '별들의 전쟁'

올해 뮤지컬계는 ‘별들의 전쟁’이라고 불러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뮤지컬계의 생존 경쟁이 치열한 한해가 될 것이다. 하지만 관객의 입장에서 보면 뮤지컬의 산해진미를 모두 맛볼 수 있는 즐거운 해를 의미하기도 한다. 올해 뮤지컬 흐름을 정리해보자. 美·英 유명작품들 제작 잇달아 첫째, 대형 제작사들이 만든 뮤지컬 ‘프로듀서스’ ‘지킬 앤 하이드’ ‘맘마미아!’ ‘미스사이공’ ‘아이다’까지 합하면 뉴욕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의 대표 라이선스 뮤지컬들의 대접전이 예고된다. 한국의 대표적 뮤지컬 기업들이 만드는 본토의 교과서적 작품들은 인력 개발과 뮤지컬 인구의 저변 확대 측면에서 크게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 이들의 성패는 올해의 한국 뮤지컬의 관객 개발에 가장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프로덕션들은 모두 한국의 대표적인 뮤지컬 기업들로, 자회사만의 제작 마케팅 노하우를 갖추고 있어 마케팅보다는 작품 자체가 얼마나 국내 관객들을 모으는 흡인력을 갖추고 있는가에 따라 흥행 성패가 좌우될 것이다. 또 대형 장기공연의 특성상 중산층 이상의 중년 관객을 사로잡는 것은 필수적인 요소임으로 극장의 입지 조건이 작품의 성패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둘째, ‘노트르담 드 파리’ ‘렌트’ ‘십계’ ‘그리스’ 등 오리지널 팀들의 내한 공연들이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둘 것인가다. 공연들은 이미 한국에서도 라이선스 공연으로 공연된 바 있어 익히 알려진 공연이거나 해외에서 이미 그 작품성을 인정받은 공연들이다. 오리지널 공연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신인이나 다름없는 기획사들의 공연사업 성공 가능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트르담…’는 이미 지난해 큰 갈채를 받은 바 있어 다른 공연보다는 안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다른 공연은 체육관이나 홀에서 공연하기 때문에 무대 메커니즘의 품질을 어느 정도나 유지할 수 있을지, 어떤 효과적인 방법으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등 마케팅 방법도 흥행의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이러한 공연이 주목을 끄는 것은 신규 기업들의 진출로 이들의 공연 수익이 다시 재투자되는 선순환이 마련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셋째, ‘벽을 뚫는 남자’ ‘듀엣’ ‘브루클린’ ‘알타보이즈’ 등 다양한 중ㆍ소극장용 작품들이 뮤지컬 활성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성공을 거둔 ‘아이러브유’ ‘헤드윅’ 등을 경험 삼아 소형극장들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뮤지컬이 지난해보다 훨씬 작품 수도 늘어나고 다양한 형식의 작품으로 쏟아져나올 것이다. 공연들의 사명은 얼마나 좋은 배우들로 얼마만큼 수준 높은 공연을 만들어내느냐일 것이다. 또한 대형 공연들의 틈 사이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개성을 갖고 관객들에게 끊임없이 어필하는 감성적인 작품들을 만들어내야 할 것이다. 넷째, ‘김종욱 찾기’ ‘아프로디테, 아프로디테’ 등 조용히 전개되고 있는 창작 뮤지컬들이 어느 정도의 품질과 흥행 성공을 보여줄 것인가와 ‘명성황후’ ‘난타’ 등의 맥을 잇는 대어급의 창작작품이 출현할 시기가 도래했다는 것이다. ‘밑바닥에서’ ‘뮤직 인 마이 하트’ 등 지난해 창작 뮤지컬이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며 나름대로 선전했지만 라이선스 뮤지컬들에 가려져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그러나 올해에는 각 기획사마다 각오가 대단하다. 성장한 한국 뮤지컬시장에 더 보여줄 수 있는 외국 작품은 바닥이 났고 라이선스 작품들로 배운 노하우로 창작품을 만들어내어야 할 막다른 길에 다다랐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올해도 지속적으로 이어질 뮤지컬 쇼 케이스와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뮤지컬 창작 인력들의 출현으로 점차 가시화될 예정이다. 대형 뮤지컬보다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중ㆍ소형 창작 뮤지컬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예측된다. 올해 말쯤 세상에 선보이게 될 신시뮤지컬컴퍼니의 ‘댄싱 쉐도즈(Dancing Shadowsㆍ차범석 원작)’는 좋은 사례다. 세계적인 극작가와 작곡가의 손길로 탄생될 창작극이라 더욱 관심을 끌 것이다. 국내 창작극도 흥행경쟁 가세 올 한해도 뮤지컬은 30% 정도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수요가 공급을 채 따라가지 못하는 국내 뮤지컬시장의 한계에서 올해의 많은 공연들 중 절반은 성공하겠지만 그렇지 못해 많은 회사들이 도태하거나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또 롯데가 추진하는 뮤지컬 전용극장 개관과 첫 공연을 준비하는 일본의 뮤지컬기업 시키(四季)의 한국 진출이 안정적인 산업화의 기반을 다지고 있는 한국 공연계의 성장세에 어떤 파급 효과를 가져올지가 올해 내년 한국 뮤지컬계의 가장 큰 변수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수많은 뮤지컬의 편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배우와 뮤지컬 인력, 이에 따른 작품들의 질적인 저하는 제작자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문제일 것이다. 이렇듯 격변하는 올 한해 뮤지컬 업계는 뮤지컬 인구의 증가와 공연의 성공이나 실패를 통해 배우는 노하우는 한국 뮤지컬 성장과 발전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제작자의 입장에서 올 한해는 ‘위기’보다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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