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게임신화로 '1兆 대박'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김정주 엔엑스씨 대표


‘게임 개발 신화가 1조원의 대박을 터뜨렸다.’ 최근 국내외에서 국산 온라인게임들이 연이어 성공을 거두면서 주식 지분가치가 1조원을 넘어서는 최고경영자(CEO)들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김택진(42) 엔씨소프트 사장과 김정주(41) 엔엑스씨(옛 넥슨홀딩스) 대표는 게임 개발로 천문학적인 부를 거머쥐게 됐다. 이들의 주식 자산가치는 그룹 총수들을 포함해 국내 랭킹 10위권에 든다. 김창권 대우증권 연구원은 “게임업계 CEO의 자산가치 1조원 돌파는 개인뿐 아니라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며 “이제 게임도 다른 주력 수출제품에 버금가는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산업으로 자리 잡은 셈”이라고 말했다. 13일 게임ㆍ증권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게임회사인 엔씨소프트의 지분 26.60%를 보유한 김 사장의 주식 평가액은 지난 12일 1조5억원을 기록했다. 비록 이날 엔씨소프트 주가가 하락하면서 주식 평가액이 9,949억원으로 소폭 줄었지만 올 초(3,000억원대)에 비해서는 세 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지난 1989년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맨주먹으로 벤처기업을 설립한 지 20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김 사장은 끊임없이 도전하는 CEO다. 대학을 졸업한 뒤 1989년 한메소프트라는 벤처업체를 창업한 것이 그랬고, 현대전자를 박차고 나와 1997년 엔씨소프트를 설립한 것도 그랬다. 학창시절 이찬진 드림위즈 사장 등과 아래아한글을 개발한 것 역시 무수한 도전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직원 17명과 함께 ‘리니지’를 개발할 때는 투자자를 찾지 못해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기도 했다. 줄곧 성공신화를 써온 그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미국의 유명 개발자 리처드 게리엇을 영입해 수백억원을 들여 만든 ‘타뷸라라사’가 흥행에 실패하고 만 것. 이에 따라 북미법인 등은 구조조정을 겪어야 했다. 그는 업계가 호황으로 들떠 있고 아이온이 승승장구하는 지금도 위기론을 제기하며 경계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는 아이온과 같은 대작 게임을 매년 글로벌 시장에 내놓겠다고 공언한다. 넥슨그룹 지분 47.49%를 소유한 김 대표도 게임업계에서 손꼽히는 주식 부호다. 넥슨그룹이 비상장사여서 아직 제대로 된 평가를 하기 어려운 점이 있지만 증시에 상장할 경우 그룹의 주식가치는 3조원을 넘을 것으로 시장에서는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그의 지분가치도 1조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분석된다. 김 대표는 서울대 공학도 시절부터 게임 사업을 꿈꿨다. 그는 당시 일본 도쿄의 전자상가 아키하바라에서 ‘소니 게임을 사기 위해 길게 늘어선 저 줄을 언젠가 내가 만든 게임을 구하기 위한 줄로 만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 대표의 꿈은 조금씩 현실이 돼가고 있다. 넥슨은 세계 60개국에서 20여개 게임을 약 3억2,000명의 회원들에게 서비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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