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인터넷라이프/글로벌] '金' 사이버 화폐로 떠오른다

인터넷상에서 물건을 사거나 서비스 대금을 지급할 때 돈 대신에 금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미국의 암 전문의인 더글러스 잭슨과 고용관계법 전문 변호사인 베리 다우니가 지난 96년 금을 전자상거래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발한 「이골드(E-GOLD)」가 인터넷상에서 유통량을 늘리며 새로운 화폐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이들 두 사람은 또 최근 여기서 한단계 나아가 금을 기준으로 한 새로운 전자화폐인 「디지골드(DIGIGOLD)」를 발행, 사이버 공간의 중앙은행의 자리까지 넘보기 시작했다. 일본의 경제주간지인 닛케이(日經) 비즈니스는 최신호(7일자)에서 금융이나 통화이론에 문외한인 두 사람이 인터넷을 통해 기존의 중앙은행에 도전장을 내밀었다고 보도했다. 96년 창시된 이래 미국 일부에선 무선 이동전화 요금을 결제하는데도 사용되고 있는 「이골드」는 현재 유통량이 약 3억달러 상당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디지캐쉬」 등 과거 등장했던 디지털머니 유통이 각 10만달러에 미치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규모다. 이골드가 유통되는 방법은 간단하다. 고객이 이골드 사이트(HTTP://WWW.E-GOLD.COM)에서 달러나 엔화 등을 금으로 교환, 본인의 금 계좌에서 전자상거래의 결제를 하면 된다. 특히 실제로 금화나 금덩이를 사용하는 것과는 달리, 인터넷 상으로는 금을 필요한 미세단위로 쪼개서 사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나아가 잭슨과 다우니는 사이버 공간의 중앙은행 역할을 할 수 있는 디지골드(DIGIGOLD)사 설립, 새로운 전자화폐도 고안해냈다. 이골드는 매입해 둔 금이나 은을 고객의 돈과 교환, 맡아두는 역할만을 맡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통화를 발행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이골드는 약 230㎏의 금과 2.4톤의 은을 보관하고 있으며, 실물 예탁은 스위스의 금융기관들이, 예탁관리인은 캐나다의 금융기관이 각각 맡고 있다. 반면 디지골드사는 각국 정부가 발행하는 단기 국채와 이골드(금이나 은)를 자산으로 보유하고 디지골드라는 자체 통화를 발행하는 어엿한 중앙은행의 구실을 하게 된다. 현재 디지골드사는 디지골드를 모아두는 지갑 기능을 갖춘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으며, 이미 2㎏상당의 디지골드가 유통되기 시작했다. 『인터넷 상에 달러보다도 강한 새로운 통화를 발행하는 중앙은행을 만들겠다』는 과감한 발상이 사이버 세상에서 얼마나 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경립기자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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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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