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장기화로 기업들의 인력채용이 위축되면서 올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취업경쟁률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터넷 취업포털 잡링크(www.joblink.co.kr)가 20일 채용을 실시한 주요기업 86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하반기 취업경쟁률은 평균 87대1에 달했다. 이는 올 상반기(83대1)나 지난해(하반기 67대1, 상반기 75대1)보다 크게 높아진 수치다.
지난 9일 그룹공채를 마감한 SK그룹은 500명 모집에 3만5,000명이 지원해 평균 70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계열사별로는 SK㈜가 122대1을 기록했으며, SKC 50대1, SK건설 70대1, SK가스 150대1, SKC&C 50대1 이었다. SKC의 경우 지원자의 20%가 석박사 출신이었고, 토익 900점 이상 고득점자가 다수를 차지했다. SK건설은 390명이 석박사이었으며, SK가스는 토익 900점 이상 고득점자가 120명이었다.
10일 그룹공채를 마감한 CJ그룹도 2만7,000명 가량이 지원해 평균 취업경쟁률은 145대1로 나타났으며, 9월 공채를 실시한 GM대우는 20명 모집에 2,000명이 지원해 평균 10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1일 공채를 마감한 현대기아자동차는 800명 모집에 3만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려 평균 40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원자 가운데는 석박사 출신이 4,000명으로 전체 지원자의 10%이상을 차지했다.
CJ그룹의 인사담당자는 “취업난이 장기화된 때문인지 우수한 조건을 가진 지원자들이 대거 몰렸다”며 “기업의 인사담당자가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는 것은 조건보다 지원 기업에 대한 열정과 적합성인 만큼 구직자들은 무엇보다도 이런 부분을 고려해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취업경쟁률이 이렇듯 높다보니 100대1 이상의 취업경쟁률을 기록한 기업도 상당수에 이른다.
유한킴벌리는 10명 모집에 4,500명이 몰려 450대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공인회계사(CPA) 자격증 소지자가 50명, 미국공인회계사(AICPA)자격 소지자는 150여명이 지원했다. LG칼텍스정유는 17명 모집에 3,700명이 지원해 21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남양유업도 22명 모집에 4,000~5,000명의 지원자가 지원해 182~227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현대모비스는 200대1, 20명을 채용한 한국오츠카제약은 3,000명이 지원해 15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금융권의 경우도 높은 취업경쟁률 속에 고학력자의 지원이 두드러졌다.
지난달 19일 신입행원 원서접수를 받은 산업은행은 70명 모집에 1만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려 143대1의 경쟁률을 보였고 대우증권도 80명 모집에 4,019명이 응시해 50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가운데 공인회계사 53명, 미국공인회계사 168명, 석사학위 소지자 982명, 해외유수대학 졸업자 49명 등 우수 인재의 지원이 많았다.
동부화재해상보험은 30명 모집에 5,800명이 지원해 19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동부생명은 6명 모집에 800~900명이 지원해 133~150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한현숙 잡링크 사장은 “상반기 위축된 경기가 채용시장에 그대로 반영돼 초유의 취업경쟁률을 보이고 있다”며 “이러한 때일수록 기업이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 체크하는 등 취업활동에 보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철수기자 csoh@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