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내수산업 해외로…해외로…] 한국야쿠르트

도시락 라면 시베리아 횡단


한국야쿠르트의 용기라면 ‘도시락’은 공격적 마케팅으로 러시아 시장은 물론 세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아가고 있다. 현재 도시락 라면은 러시아에서만 연간 2억개 가량이 판매되며 러시아 라면시장의 20%, 용기면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인들은 인스턴트 용기라면을 한국말 그대로 ‘도시락(DOSIRAC)’이라 부를 정도로 도시락은 러시아 라면 시장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중국, 베트남 등 경쟁사 제품들이 2~3루블(약 80~120원) 정도인데 비해 도시락은 10~15루블(약 400~600원) 안팎의 고가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도시락은 2003년 리비아, 나이지리아 등 4개국에 첫 수출된 것을 시작으로 현재 미국, 호주,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34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연간 수출 물량 중 약 70%가 러시아 시장에서 발생하며 지난해 640억원보다 35% 증가한 870억원의 올 해외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86년 4월 8일 출시된 도시락은 안전성이 뛰어난 사각모양의 독특한 용기로 초기부터 눈길을 끌었다. 수출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업체의 마케팅의 산물이라기 보다는 부산항을 드나들던 러시아 보따리 상인들의 눈에 먼저 띄어 현지 판매가 시작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러시아인들은 또한 도시락의 포장지에 있는 두건을 쓴 모델이 간호사를 닮은 젊은 여성이라며 ‘제부시카랍샤’(아가씨라면) 또는 ‘널스랍샤’(간호사라면) 라는 애칭으로 부를 만큼 도시락 라면에 대한 관심이 높다. 도시락은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이용자들이 장거리 여행을 앞두고 필수적으로 준비하는 품목이며 주말이면 교외에 마련된 주말농장으로 향하는 러시아인들에게도 없어서는 안될 별미다. 도시락 수출이 본격화된 것은 97년 6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 사업소를 개소, 현지 마케팅을 강화하면서부터. 90년대 중반 사회혼란으로 러시아 시장이 불안해진데다 98년 8월 러시아의 모라토리엄 선언 이후 철수하는 업체들이 늘어났으나 한국야쿠르트는 국내 경쟁 업체 중 유일하게 잔류, 발빠르게 시장을 선점하는 호기로 활용했다. 97년 전년대비 600%의 매출 신장세를 보인 도시락은 매년 10% 이상의 성장을 기록하며 수입 물량을 크게 늘려갔고 99년 4월에는 모스크바 주재 사무소를 개설, 우랄산맥 서쪽지역까지 시장을 확대했다. 수입으로 인한 제품 조달이 한계에 다다르자 한국야쿠르트는 물류비와 관세에 신축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02년 12월 자본금 100만불 규모의 현지 공장을 모스크바주 라멘스코예 인근에 설립했다. 공장은 3만평 규모에 2개의 생산 라인을 갖추고 있으며 연간 라면 1억 7,000만개(7,500만 달러)의 생산이 가능하다. 강규희 수출팀 과장은 “닭고기, 소고기, 돼지, 버섯, 새우, 야채 등 판매 품목을 다양화해 현지인들의 입맛에 부응한 게 성공의 비결”이라면서 “사각형의 용기로 안전성이 뛰어나 철도나 배로 이동하면서 먹기에 편한데다 용기를 다시 반찬그릇, 화분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등 맛과 재미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어 인기”라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효율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해온 점과 유머러스한 광고 컨셉트를 바탕으로 2000년부터 지속적인 광고를 진행해 온 점도 인기에 한몫 했다는 게 업체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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