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퀀텀 점프' 기회다] 철강 "새벽은 머잖다" 선제 투자로 위기에 베팅을국내업계 내년 10兆투입, 보수경영과 '투 트랙 전략'최근 투자분 2~3년뒤 가동… 시장 회복기와 맞물려고부가품 개발에도 전력다해 中거센 추격 뿌리쳐야 김민형 기자 kmh204@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현재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10~20년 뒤의 위상이 달라질 것입니다. 지금은 움츠리기보다는 위기에 과감하게 베팅하는 도전정신이 필요한 때입니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모든 산업이 동반 몸살을 앓고 있지만 지금이 오히려 철강업계의 투자 적기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철강업계는 건설ㆍ자동차 등이 흔들리면서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 아르셀로미탈ㆍ바오산철강 등 세계적인 철강업체들이 이미 대대적인 감산에 돌입했고 포스코도 최근 창사 이래 처음으로 감산을 결정했다. 하지만 불황 뒤에 찾아올 경기회복기에는 움츠러들었던 수요가 봇물 터지듯 늘어나기 마련. 철강경기는 내년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타기 시작해 오는 2010년에는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철강 투자는 대규모 자금이 소요되는 만큼 시장이 호전된 뒤에 나서면 늦다”며 “불황을 겪고 있는 지금 선제적 투자를 해야 회복국면에서 업계 재편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밤이 깊으면 새벽이 머지않다=시장 전문가들은 내년 전세계 철강수요가 올해보다 10% 이상, 내수는 7~9%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침체에 따른 자동차ㆍ건설ㆍ가전수요 감소 때문이다. 한국철강협회는 전세계적인 감산 바람으로 내년 조강 생산량을 올해보다 13.8%나 줄어든 11억5,100만톤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문제는 바닥을 치는 시점이다. 철강산업은 원자재 공급업계, 철강제품 제조업계, 유통업계, 수요업계 등 다양한 변수들이 작용하는 용광로 같은 시장이다. 워낙 다양한 이해를 가진 시장 참여자들이 존재하다 보니 시장예측이 어려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대부분 내년 하반기부터 어느 정도 회복국면에 진입하고 2010년부터는 호전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세계 철강 생산량의 40%가량을 담당하는 중국 철강산업의 구조조정이 불황을 맞아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내년 하반기에는 현재 각국이 실시하고 있는 경기활성화 정책이 효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가 철강업계의 가장 깊은 밤이 될 것 같다”며 “일단 위기를 넘기는 보수적인 경영전략과 더불어 불황 이후에 찾아올 호황기에 대비하는 ‘투 트랙(Two Track) 경영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선제적 투자로 회복기 대비=국내 철강업계는 일부 해외 철강업체들이 잇달아 투자계획을 취소하는 상황에서도 내년에 총 10조원가량의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다. 이는 과거 불황 시절 과감한 투자로 급격한 성장을 이룬 경험에 근거한 것. 포스코의 경우 2차 오일쇼크 직후인 지난 1982년부터 시작된 ‘철강 불황기’에 오히려 광양제철소를 착공했다. 당시 철강제품 가격이 30% 이상 하락해 주요 철강사들은 구조조정에 나섰지만 포스코만은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고 1986년부터 국제유가ㆍ국제금리ㆍ달러가치가 낮아지면서 수출이 급증했다. 이러한 경험은 현재의 공격적인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불황이 지난 후 회복기를 대비한 포석이다. 포스코는 내년 국내 투자규모를 올해 3조4,000억원보다 크게 늘어난 6조원으로 잡고 있다. 포항제철소 조강능력 확대, 광양 자동차강판공장 신설 등 주로 생산능력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대제철 역시 2011년 본격 생산을 목표로 당진에 일관제철소를 짓고 있다. 연간 400만톤의 조강생산 능력을 갖춘 고로 2기를 건설해 열연강판 650만톤, 조선용 후판 150만톤을 생산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내년 투자금액을 오히려 올해(1조7,000억원)보다 18% 정도 많은 2조원으로 늘려 건설속도를 높일 방침이다. 오명석 현대제철 전무는 “1, 2고로가 모두 가동되는 2011년쯤에는 중국 경제 회복으로 세계 철강경기도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동국제강 역시 2007년 착공해 총 9,500억원의 금액이 투입된 당진 후판공장을 내년 11월 준공할 예정이며 브라질에도 250만~300만톤급 일관제철소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탁승문 포스리 철강연구센터장은 “현재 투자가 진행되고 있는 공장들은 대부분 2010년이나 2011년 가동될 공장들로 철강시장 회복기와 맞물린다”며 “어려울 때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고부가 제품 개발 나서야=시장 전문가들은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고부가 제품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을 통해 중국과 차별화하고 높은 기술력으로 원자재 업체들의 시장지배력 강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탁 센터장은 “자동차강판, 조선용 후판, 해양구조물 등에서 고급화된 제품을 개발해야만 중국의 거센 도전에 대응할 수 있다”며 “위기 때는 좋은 인재를 확보할 수도 있는 만큼 아무리 어려워도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은 줄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행히도 국내 철강업계의 고부가가치화 노력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포스코는 석유ㆍ천연가스 수송용 강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미국 US스틸 등과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주 피츠버그에 연산 27만톤 규모의 고급 API강관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또 고급 철강재 생산에 필수적 부원료인 몰리브덴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미국 몰리브덴 광산의 지분 20%를 인수하는 등 고급 원자재 확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동국제강은 총 450억원을 투자해 내년 7월 포항 중앙기술연구소를 완공할 예정이다. 총 150여명의 석ㆍ박사급 인력이 상주하며 장기적인 기술개발 인프라 구축, 차세대 제품 개발 등에 매진할 방침이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은 기술연구소 건설과 관련해 “위기일 때 남들이 하지 않는 투자를 고민하고 이를 성공으로 이끌 방안을 마련해야 진정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며 “우리만의 독창적인 제품과 가치를 창출해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차별화를 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관련기사 ◀◀◀ ▶ 철강업, 친환경 기술로 미래를 준비한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