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가 CDMA방식으로 베트남에 투자한 S폰이 9일 오후 50만 가입자를 돌파한 것은 한국의 이동통신사업이 해외로 진출할수 있는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고있다.
국내에서 어느정도 포화상태에 이른 세계 최고의 CDMA 기술이 국내에서만 머물러서는 안된다는 취지아래 시작된 글로벌화 사업은 베트남에서 업무 시작 2년10개월만에 50만 가입자를 확보함으로써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또 이번의 성공은 몽골과 미국 등 SKT가 추진하고있는 다른 국가의 사업에서도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안겨 줄 것으로 보인다.
김신배 SKT사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글로벌 사업을 통해 월드리더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하고 "베트남과 몽골 등 개도국에서의 가능성을 바탕으로 선진국시장에도 진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그러나 베트남 시장에서의 이룬 절반의 성공은 그 내용을 보면 앞으로의 과제가만만치 않음을 보여주고있다.
S폰은 비교적 짧은 기간에 마케팅에 의존해 기존 업체들과 힘겨운 경쟁을 해 가며 50만 가입자를확보하기는 했으나 아직도 베트남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5%에도 못 미치고 그 투자액에 비해서도 얻은 성과가 크다고 하기는 어렵다.
비나폰과 모비폰 등 기존 업체들은 400만 가입자에 육박하고있고 같은 시기에출범한 비에텔은 군이 운영하는 이점을 활용, 이미 200만 가입자를 확보했다.
7월이면 전국의 전력망을 가진 베트남전력공사(EVN)의 자회사인 VP텔레콤이 영업을 시작하고 허치슨과 합작한 하노이텔레콤도 연내 문을 연다.
이 경우 상대적으로 기지국 등이 취약한 S폰의 고전이 예상된다.
또 하나의 큰 장애는 베트남의 사이공 텔레콤과 SKT LG일레트로닉스, 동아일렉콤 등 한국업체들이 만든 SLD텔레콤이 맺고있는 합작 방식이다.
두 업체는 주식을 나눈 합작법인 형태가 아니라 단순히 BCC계약(경영협력계약)을 통한 업무협력방식에 그침으로써 실질적으로 SLD가 경영에 참여하기가 쉽지않다.
SLD는 자금과 기술 등 대부분을 제공하지만 실질경영권은 사이공텔레콤이 갖고있어 과감한 경영이 불가능하게 되어있기때문이다.
S폰은 시작부터 호찌민을 기반으로 탄생된 기업으로 하노이 등 대도시는 어느정도 시장을 확보했으나 전국망을 갖고있지 못하는 취약점도 있다.
전국에 기지를 확보하고있는 다른 국영업체와의 경쟁에서 뒤지는것은 당연한 사실.
이러한 모든 어려움 속에서도 S폰이 그나마 선전하고있는 것은 마케팅이었다.
S폰은 현지에 상주하고있는 직원들이 한국에서의 노하우를 활용해 가입자들의기호를 파악하고 입맛에 맞는 마케팅에 주력해왔다.
그러나 이는 결국 높은 비용을 요구하고 근본적인 시스템 변화없이는 장기적인효과를 거두기가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SKT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파악해 2억8천만달러를 추가 투자해 전국망을 확보한다는 방침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러한 확대 투자를 위해서는 먼저 현재의 BCC계약방식이 바뀌어야할 것으로 보인다.
SKT가 주도권을 잡고 경영을 할 수 있어야만 과감한 투자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고있다.
S폰이 이번 성과를 발판으로 연말까지 100만가입자를 달성하고 내년부터 본격화될 통신시장 재편과정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먼저 합작방식을 개선하고 효율적인투자가 뒤따라야 할 것이며 세계최고의 노하우를 활용한 가입자 확보 마케팅이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권고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