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세청, 이현동 청장 취임후 첫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br>역외탈세 전담부서 신설 전면전<br>매점매석 업체 추적 조사도
| 이현동 국세청장이 17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청사에서 열린 전국세무관서장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손용석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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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이 '차명재산 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거액의 차명계좌 보유자에 대한 모니터링 수위를 높인다. 대기업 사주에 대한 재산변동 내역을 인별로 누적 관리하고 변칙 상속ㆍ증여, 비자금 조성 등 탈루행위에 대한 검증을 강화한다. 국세청은 또 올해 1조원 이상의 해외 탈루 세금을 거둬들이기로 하는 등 '역외탈세와의 전면전'을 선언했다.
17일 국세청은 서울 종로구 수송동 본청에서 이현동 국세청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전국 세무관서장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올해 국세행정 운영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차명재산 보유자 7,000여명 관리 중=국세청은 지난해부터 '차명재산 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차명으로 확인된 예금ㆍ주식계좌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해 4월 가동된 자금출처 조기검증 시스템 등을 통해 거액의 차명계좌를 대거 파악했다. 당시 국세청은 전국 지방청과 세무서를 통해 고액재산 취득자의 과거 3년치 재산변동 내역 등 자금 출처를 대대적으로 조사한 바 있다. 국세청은 지난해 말까지 약 7,000여명의 차명재산 보유자를 관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 고위 관계자는 "세무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거액의 재산이 차명임을 인지하더라도 예금의 경우 증여세 부과나 처벌을 위한 법적인 근거가 없다"며 "우선 감시 리스트에 올려놓고 예금 인출이나 명의가 변경되면 바로 과세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국세청은 증여세를 부과하는 대신 실소유주의 다른 금융재산과 합쳐 금융소득이 4,000만원이 넘을 경우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로 분류해 세금을 부과했다고 설명했다.
국세청은 앞으로도 일선 지방청과 세무서의 세무조사 과정에서 차명재산이 발견될 경우 '차명재산 관리 프로그램'에 추가 등록할 방침이다.
◇역외탈세=올해 국세청이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분야는 단연 역외탈세 적발이다. 올해 역외탈세 적발 목표액은 1조원이다. 국세청은 지난해 역외탈루소득 6,224억원을 찾아내 3,392억원을 추징하는 데 성공한 바 있어 인적ㆍ제도적인 뒷받침이 되면 전년 실적을 쉽게 능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세청은 '역외탈세담당관'을 비롯해 역외탈세 전담부서를 신설했다. 이 부서는 국내 기업과 거주자의 해외 은닉ㆍ탈루 소득 동향 수집 및 분석을 집중 수행하게 된다. 해외에서의 현장 정보수집 및 조사도 강화된다.
또 국세청은 서울지방청 등의 법인 조사국에 국제조사팀을 지정ㆍ운영해 대재산가ㆍ대기업의 국제거래를 정밀 검증할 방침이다. 국세청은 홍콩 등 국제금융 중심지와 중국 상하이 등 한국기업이 많이 진출한 외국 지역에 정보수집요원을 파견하거나 현지에서 한국계 기업상황에 정통한 정보원을 고용해 탈세정보를 수집ㆍ확보할 계획이다.
오는 7월부터 실시되는 '해외금융계좌신고제도'도 역외탈세 적발에 상당한 지원세력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법에 따르면 개인이나 법인이 소유한 해외계좌의 금액이 일시적으로라도 10억원을 넘으면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한다.
◇매점매석 업체 추적조사 강화=국세청은 물가안정, 서민생활 지원 등을 위한 세무조사도 강화한다. 특히 물가 불안을 부추기는 업체에 대해 상시 세무조사를 진행한다.
국세청은 서민생활에 피해를 주면서 폭리를 취하는 매점매석 농ㆍ수산물 유통업체 등에 대한 추적 조사를 강화할 방침이다. 국세청은 또 올해에도 서민가계에 부담을 주는 고리대부업자, 고액 학원, 고가 웨딩홀, 기획부동산 등 민생침해 탈세자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역설했다. 이와 관련, 국세청은 각 지방국세청에 '민생침해 사업자 조사전담팀'을 지정.운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