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자본주의 파수꾼

지금 미국경제가 대기업들의 분식회계로 인해 몸살을 앓으면서 신경제가 무너지는 것이 아니냐고 난리들이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돼 이러한 일이 일어난 것인가. 제도적인 잘못도 있을 수 있고 사람의 잘못도 있을 수 있다. 물론 사람과 제도가 모두 잘못됐을 수도 있다. 사람은 누구든지 잘못할 수 있는 소질이 있으므로 제도가 잘돼 사람이 실수를 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러므로 자본주의는 기업들을 감사하는 전문인제도를 만들었다. 감사하는 전문인이 바로 공인회계사라는 사람들이다. 문제는 자본주의의 파수꾼으로 기업의 투명성을 감시하도록 한 이 공인회계사들이 파수꾼 노릇을 하지 못한 데서 오늘의 미국경제가 골치를 앓고 있다. 미국만이 아니라 우리나라도 공인회계사들이 자기들의 본업에 충실하지 못해 기업과 투자자들을 모두 어렵게 만든 예가 많이 있다. 소위 분식회계를 통해 기업의 투명성을 어지럽게 함으로써 투자자들이 많은 손해를 보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기업 자체의 생존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공인회계사들이 직업윤리를 철저하게 발휘했다면 어려운 일은 별로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공인회계사들이 철저하게 직업윤리를 따르도록 하는 제도가 필요한 것이다. 지금까지의 제도는 공인회계사가 전문직이므로 자율적으로 하도록 돼 있었다. 그런데 이 제도가 여러 가지로 허점이 많다는 결론이 나온 것이다. 시장이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정부가 개입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 경우에도 정부의 개입을 유도하고 있다. 미국도 어떤 형태로든지 지금까지와는 달리 정부가 감시하는 기능을 확산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라도 자본주의의 파수꾼 노릇을 공인회계사가 제대로 수행하면 될 것이다. 물론 이러한 일 없이도 공인회계사가 파수꾼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면 제일 좋을 것이다. 사람은 기대하는 대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고 평가받는 대로 행동한다. 그러므로 공인회계사가 기업의 평가를 투명하고 사실대로 해 아무도 피해를 받는 사람이 없도록 했으면 좋겠다. 자본주의가 국민자본주의가 되려면 공인회계사가 파수꾼 역할을 포기하거나 소홀히 하면 안된다. 공인회계사가 전문인으로서 직업윤리대로 일을 수행하면 주어진 파수꾼의 역할은 잘될 것이다. /송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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