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시적으로 판매되는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가 세제혜택과 공모주 우선 배정 정책에 힘입어 4월 첫 출시 이후 자금몰이에 나서고 있다.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는 이달부터 기업공개(IPO) 기업의 공모 물량 10%를 우선 배정 받을 수 있어 공모주 투자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수익률과 흥행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21일부터 판매된 흥국자산운용의 '흥국분리과세하이일드[채혼]A'로 지난달 말까지 118억원이 유입됐다.
이 상품은 국내 최초로 분리과세 혜택이 적용되는 공모형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다. 흥국자산운용이 지난달 18일과 24일에 연이어 출시한 '흥국분리과세하이일드[채혼]' 사모펀드 1·2호도 각각 23억원 규모로 설정됐다. 이 밖에 KTB자산운용이 지난달 내놓은 'KTB공모주하이일드분리과세사모T[채혼]' 1·2호 펀드로 총 53억원이 들어왔고 'KTB able공모주하이일드분리과세사모 [채혼]' 펀드로도 10억원이 유입됐다. 개인들의 계좌당 평균 가입금액은 3,000만~5,000만원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동양사태' 이후 BBB급 이하 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돼 별 기대를 걸지 않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일부 고액 자산가들의 돈이 몰리며 예상보다 선전하는 모습이다.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는 전체 펀드자산의 60% 이상을 국내 채권에 투자하고 30% 이상을 신용등급 BBB+ 이하인 채권이나 코넥스 상장 주식에 투자한다. 투자금액 5,000만원 한도 내에서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올해 말까지 가입하고 펀드 계약기간을 1~3년까지 유지할 경우 채권에서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서는 최대 41.8%의 종합소득세를 내는 대신 15.4%의 소득세만 내면 된다.
금융투자업계는 세제혜택 못지않게 공모주 우선 배정이 투자자들의 입맛을 당기는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BBB+급 회사채의 연 금리는 4~5% 수준이다. 5,000만원을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에 투자한다고 할 때 최대로 아낄 수 있는 세금은 50만원에 불과하다. 고액자산가들은 세제혜택 보다 공모주 투자에 따른 매매차익(공모주 매매차익은 비과세 적용)에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의 고객유인 요소가 공모주 매매차익인 만큼 공모주 운용 전략이 성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조성훈 흥국자산운용 전략팀장은 "현재까지는 하이일드채권과 국고채 등으로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달부터 IPO에 나서는 공모주 물량의 10%를 우선 배정 받을 수 있어 적극적인 공모주 운용을 통해 추가 수익을 추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펀드 매니저도 "인터파크INT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IPO 시장이 이달 BGF리테일 상장을 계기로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며 "여러 공모주 중 어느 공모주를 편입하느냐에 따라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 상품 간 수익률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