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2월13일] 에지워스

경제학은 만능일까. 그는 그렇게 여겼다. 수학으로 경제학을 무장시켜 모든 사회현상을 규명하고 해답을 제시하겠다는 그의 희망은 경제학의 지평을 넓혔다. 레옹 발라와 더불어 계량경제학의 선구자로 꼽히는 프란시스 에지워스(Francis Edgeworth) 얘기다. 1845년 아일랜드의 문인 가문에서 태어난 그의 첫 관심사는 어학. 더블린의 트리니티 대학에서 불어와 독어, 이탈리아어와 스페인어를 배운 후 옥스퍼드대학에서 경제학과 윤리학, 법학을 공부했다. 독학으로 수학도 깨쳤다. 첫 저서인 ‘윤리학 방법론’(1877)을 통해 그는 인간을 ‘쾌락기계’로 보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데 수학공식을 대입시켰다. 대표적인 경제학 저서인 ‘수리물리학’에서는 ‘개개인의 쾌락의 양이 합쳐진 경제’를 측정하기 위해 수학과 통계를 동원했다. 상품간 한계효용, 적정관세율을 산출하는 ‘무차별곡선’도 선보였다. 에지워스식 물가지수도 그의 업적이다. 옥스퍼드대 경제학 교수, ‘이코노믹 저널’ 초대 편집장(2대 편집장은 케인스)을 지내며 1926년 2월13일, 81세를 일기로 사망할 때까지 224편의 저술과 논문을 쏟아냈다. 44세 때 21살 연하의 처녀 베아트릭스 포터(훗날 ‘피터 래빗’을 지어내 에지워스보다 유명해진 동화작가)에 대한 청혼 실패 후 평생을 독신으로 보낸 그는 자기 절제로도 유명하다. 이웃들이 등산과 산책, 자전거 타기 등 그의 운동 시간에 시침을 맞췄던 영국판 ‘칸트’. 에즈워스가 시도한 수학과 경제학의 접목은 계량경제학의 발전으로 이어졌다. 계량경제학은 신경공학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하며 20세기 중반 이후 경제학의 주류로 자리잡았지만 ‘수리경제학=만능 열쇠’라는 에지워스의 꿈은 여전히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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