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의료계 폐업은 집단 이기주의

의료계 폐업은 집단 이기주의 서울대 조병희교수 의학평론지 주장 의료계가 약사의 임의조제에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은 의약품이 갖고 있는 막강한 영향력과 이해관계 때문이며 의료계의 파업역시 경제적 기득권 상실감에 대한 반발이 크게 작용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울대보건대학원 조병희 교수는 계간 의료평론지 「헬스케어 리뷰」에 발표한 「의사파업의 사회적 의미」라는 기획논문을 통해 『의료계는 먼저 집단파업에 대해 국민들이 냉담한 반응을 보인 원인이 무엇인지 잘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교수는 『의료계에서 주장하는 의권(醫權)은 엄밀히 말해 진료권이며 이는 필연적으로 환자와 결속을 전제로 하지 않으면 안된다』면서 『그러나 의사들은 응급실과 중환자실 진료까지 거부, 의권을 스스로 손상했다』고 말했다. 조교수는 『지금까지 의사들은 환자를 설득하고 약국과 다른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국민편의를 위한 노력을 별로 하지 않았다』면서 『스스로의 문제는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변화를 두려워 했다는 점에서 의료계의 파업은 집단이기주의로 비판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조교수는 의권에 대한 의료계의 주장은 사회적 설득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국민들로부터 호응을 받을 수 없었던 것은 약 중심의 의료체계 만큼은 「끈」을 유지하려8?고 노력한 반면, 자신들의 문제점은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을 대표적으로 꼽았다. 조교수는 또 대중의 집단행동을 ▦군중행동과 ▦사회운동으로 구분하고 의료계의 집단파업을 일종의 「군중행동」으로 규정했다. 군중행동으로 규정한 것에 대해 조교수는 ▦사전에 준비된 운동이 아니었고 ▦강경한 일부 회원들의 의견이 의사협회를 지배했으며 ▦이념이나 이론의 취약성 등을 이유로 들었다. 조교수는 『의사들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스스로 합리적인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으며 특히 의료계의 이익에 반하는 의견까지 수렴할 줄 아는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의사협회 조직개편 ▦사회단체와 적극적인 대화 ▦약사들과 공존 공생하는 자세확립 등을 강조했다. 조교수는 『오늘날 의료계 문제는 정부의 잘못된 정책뿐만 아니라 의료계 스스로 만들어 온 관행 때문』이라면서 『의료개혁은 정부의 제도변화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의사들 스스로 개혁이 결집될 때만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의약분업 시행과정에서 의사들은 임의조제 가능성에 대해 약사들을 극도로 불신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만일 의료계 주장대로 전문의약품을 큰 폭으로 늘리고 대체조제도 금지한다면 약의 선택권은 사실상 의사에게 있다. 그러면 결국 약을 선택하는 의사와 제약회사 간의 뒷거래 가능성은 계속 남게 된다.』 조교수는 의료계의 집단폐업은 ▦문제해결을 위한 방법이 개혁성보다 수구적이었고 ▦기득권적 요소만 보였으며 ▦사고의 경직성이 심했다고 말했다. /박상영기자99 sane@sed.co.kr입력시간 2000/10/17 18:26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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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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