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오너경영과 책임경영

한동수 기자<산업부>

[기자의 눈] 오너경영과 책임경영 한동수 기자 지난 25일 현대ㆍ기아차그룹은 주요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이날 현대ㆍ기아차그룹은 정몽구 회장의 외아들인 정의선 현대ㆍ기아차 기획총괄본부 부사장(기아차 소속)과 셋째 사위 신성재 현대하이스코 부사장, 조카인 정일선 비앤지스틸(옛 삼미특수강) 부사장을 각각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이번 인사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오너의 친족들이 기업의 최종 책임자이자, 핵심 역인 ‘최고 경영자(CEO)’에 올랐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정몽구 회장 이후 후계구도의 윤곽이 들어났다는 데 큰 의미를 부여하는 업계와 시민단체측의 의견도 적지 않다. 현대ㆍ기아차그룹의 이번 인사에 대해 “대주주의 일가가 강한 책임감을 가지고 경영에 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후계구도를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오너 일가가 사장에 선임된 것은 모든 정책결정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즉 책임경영의 확립이라는 측면과 어차피 그룹 회장에 오를 사람이라면 젊은 시절부터 혹독한 경영 수업을 받게 한다는 게 신임 정의선 사장 등에 대한 인사 배경이었다. 그러나 부정적으로 이번 인사를 바라는 보는 시각도 우리 사회에는 적지 않다. 시민단체들은 이번 인사에 대해 “정 회장 외아들의 후계구도 본격화 작업, 오너경영의 전형”이라는 식의 반응을 내놓고 있다. 다시 말하면 로열패밀리들이 입사 6~7년 만에 사장까지 고속 승진한 것은 능력에 대한 평가라기보다는 구시대적인 친인척 중시 경영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는 얘기다. 이와 함께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기업에 파벌이 조성되는 부작용이 야기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는 것을 현대ㆍ기아차그룹을 비롯한 재계는 귀담아 들어야 한다. 인사권은 최고경영자의 고유권한이다. 또 우리 기업들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데에는 시민단체라고 해서 이견이 있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에야 말로 책임경영의 틀이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에서 확고히 다져져야 한다. 현대ㆍ기아차그룹은 이제 공식입장대로 오너 일가의 ‘책임 경영’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 전문경영인만 책임을 지는 풍토에서는 기업의 세계적인 경쟁력 확보는 요원하다. 현대ㆍ기아차그룹의 신임 사장들이 우리 사회에 책임경영의 새로운 문화를 마련해주길 기대해본다. bestg@sed.co.kr 입력시간 : 2005-02-2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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