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6월30일] 트랜지스터 개발

박민수 <편집위원>

TV나 전축은 지금이야 흔하지만 70년대 초반까지도 부잣집에서나 볼 수 있었던 귀한 물건이었다. 초창기 이들 전자제품은 모두 다 진공관식이었다. 진공관식 전자제품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예열이 필요했다. 그래서인지 마루 한쪽에 장롱처럼 놓여 가구인 척하던 TV나 전축은 전원 스위치를 켜고도 한참 있어야 반응했다. 존 플레밍이 개발한 이 진공관은 트랜지스터라는 신제품이 개발되면서 무대 뒤로 사라졌다. 1948년 6월30일 20세기 기술혁명의 시작을 알리는 트랜지스터가 세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미국 벨연구소가 이날 트랜지스터의 실체를 공개한 것. 윌리엄 쇼클리, 존 바딘, 월터 브래튼 등 연구원 세 명은 6개월 전에 이미 개발을 끝낸 상태였다. 단지 특허획득을 위해 그동안 보안을 유지해왔다. 전문가들은 진공관을 220분의1 크기로 줄였다는 트랜지스터를 처음에는 믿지 않았다. 그러나 긴가민가하던 전문가들도 1950년 쇼클리가 개량형 트랜지스터를 후속으로 선보이자 이 신제품이 가져올 혁명적 변화를 실감하기 시작했다. 트랜지스터는 반도체를 이용함으로써 부피를 진공관에 비해 획기적으로 줄였다. 또 열을 가하지 않아도 돼 전력소비량을 현저히 감소시켰다. 에너지 소비가 적고 수명도 몇 배나 길며 덩치도 작은 트랜지스터의 등장은 전자제품의 새로운 시대를 예고했다. 트랜지스터는 1만9,000여개의 진공관이 사용돼 무게가 30톤에 달했던 최초의 계산기 에니악을 현역에서 퇴장시키는 위력도 발휘했다. 그러나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번다’고, 개발은 미국이 했지만 정작 트랜지스터로 재미를 본 것은 일본이었다. 1955년 세계 최초의 트랜지스터 라디오 TR-55 개발로 소니의 신화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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