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한중일 바둑 영웅전] 까칠하고 강하게

제2보(17∼40)



흑19와 백20은 각각 예정된 수순이며 충분히 즐거운 수순이기도 하다. 흑19는 우변의 백을 봉쇄했으니 즐겁고 백20은 호구되는 급소를 갖추었으니 즐겁다. 흑21로 꼬부린 수도 절대점에 해당한다. 이곳을 백에게 눌리면 중원의 지배력에 큰 차이가 난다. 사이버오로의 오늘 해설자 안조영9단은 참고도1의 백1 이하 흑6을 그려 생중계 해설사이트에 예상도라고 올렸는데 잠시 후에 실제로 두어진 수순은 실전보의 백22 이하 백34였다. "안조영과 이세돌의 기풍 차이가 이 장면에서 여실히 보입니다. 안조영은 온건한 착상을 먼저 하는 사람이고 이세돌은 언제나 좀 까칠하고 강경한 길을 모색하지요. 지금은 이세돌의 착상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윤현석9단) 주목할 수순은 실전보의 백26과 28이다. 이렇게 두어서 흑이 넘어가는 수를 선수로 방지해놓고 백30, 32로 중원을 누른 수순이 너무도 멋졌다. 계속해서 백36으로 꾹꾹 누른 수는 이세돌류. "부분적으로 이 수는 꼭 이득이라고 보기는 어려운데 이세돌은 아낌없이 두어버리네요. 저라면 아까워서 밀지 못할 자리입니다."(안조영) 흑37로 곱게 뻗은 것은 정수. 참고도2의 흑1에 젖히는 것은 백2 이하 10의 반발을 당해 흑이 곤란하게 된다. 백36과 흑37의 교환을 이세돌은 선수활용이니 이득이라고 판단했고 '반집의 승부사' 안조영은 끝내기상 조금 아깝다고 생각했다. 이 장면에서도 이세돌의 선택이 옳았던 것 같다. 왜냐하면 곧 벌어지는 공중전에서 백의 외세가 효과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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