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통틀어 하루 수만대씩 팔리는 컴퓨터. 누가 가장 많은 돈을 벌까. 마이크로소프트(MS)사다. 어떤 회사의 컴퓨터든 소프트웨어는 대부분 MS사 제품을 쓰기 때문이다. MS 운영체계인 윈도 시리즈의 시장 점유율은 개인용 컴퓨터의 경우 90%에 육박한다. 하버드대를 중퇴하고 컴퓨터 사업에 뛰어든 빌 게이츠를 580억달러를 소유한 갑부로 만든 것도 윈도 시스템이다. 윈도 시스템의 생일은 286급 컴퓨터가 사용되던 1985년 11월20일. 윈도 1.0(windows 1.0)이 출시된 날이다. 개당 99달러로 발매된 윈도 1.0은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성능이 한정적이었던 탓이다. 무엇보다 기본 뼈대가 도스(DOS) 체계였다. 사용자가 직접 키보드로 명령어를 입력해야 하는 도스 시스템의 불편을 그대로 안고 있었다. 창 겹치기(multi-taking) 기능도 없었다. 다만 윈도 1.0은 제한적이지만 명령어 대신 마우스를 사용하고 노트 패드와 계산기ㆍ시계 등의 기능을 포함시켰다. 이때부터 컴퓨터를 통한 개인 일정관리가 가능해졌다. 상업적으로 실패한 위도 1.0 이후에도 상위 버전을 계속 내놓던 MS사는 1992년 윈도 3.1로 대박을 터뜨렸다. 도스식 명령어 체계에서 탈피한 이 제품이 성공을 거두며 회사도, 게이츠도 돈방석에 앉았다.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 MS 신화에는 기술개발 투자라는 비결이 깔려 있다. 만약 그들이 윈도 1.0의 실패에 좌절했다면 컴퓨터의 역사는 달라졌을 것이다. 윈도 3.1이 나오기까지 최소한 7년간의 집중투자가 성장의 원동력이다. 시선을 국내로 돌려본다. 대통령에게까지 장담했던 투자와 신규채용 약속을 지키는 기업이 얼마나 되는가. 어려울 때 투자하는 기업이 불황을 딛고 대박의 과실을 향유할 수 있다.